[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공지능(AI)이 6·3 지방선거에서 공약 분석부터 개표방송까지 역할을 넓히고 있습니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던 일회성 콘텐츠 수준을 넘어 정책 분석과 유권자 서비스, 공천 심사, 개표방송 등 실무 영역 전반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SBS는 오픈AI와 손잡고 선거방송에 생성형 AI를 적극 도입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개표 상황과 지역별 흐름을 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AI 상황실은 서울대 통계학과 김용대 교수팀이 개발한 AI 당선 확률 모델을 오픈AI의 코딩 에이전트 코덱스를 활용해 고도화한 시스템입니다. 지방선거 투표 독려를 위한 대국민 공약 분석 서비스인 AI 선거비서도 선보였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책선거 사업 일환으로 마련된 서비스로, 유권자가 관심 정책을 검색하면 관련 공약을 제시한 후보를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KBS는 지역별 유물과 문화유산, AI 기반 사극 콘텐츠 등을 활용해 선거 결과를 단순한 숫자가 아닌 역사와 지역의 맥락 속에서 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MBC는 33.7미터 규모 초대형 LED와 360도 회전 LED 큐브를 활용한 개표 시스템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를 준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선거에서 AI가 이벤트성 콘텐츠나 화제성 요소에 머물렀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공약 분석과 공천 심사, 개표방송 등 실무 영역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며 "생성형 AI 대중화 이후 정부와 정당, 방송사가 동시에 AI를 업무에 접목하면서 선거 풍경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시내에 걸린 선거 현수막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AI를 활용해 후보자 공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고, 유권자가 정책을 제안하면 핵심 내용과 기대효과 등을 요약해 주는 정책 제안 서비스를 운영했습니다. 후보별 성향을 분석한 AI 기반 MBTI 서비스도 제공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공천 과정에 AI 기반 정치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해 당 기여도와 지역 활동, 도덕성 등을 수치화해 평가했습니다. 개혁신당은 지역별 유동인구 데이터를 분석해 유세 동선을 제안하고 선거법 상담 기능을 제공하는 AI 사무장 앱을 선보였습니다.
다만 AI 활용이 늘어날수록 부작용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딥페이크를 활용한 허위 선거정보 유포입니다. 중앙선관위는 최근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게시한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채널 운영자를 수사기관에 고발했습니다.
AI가 선거 현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만큼 기술 활용과 함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대응 체계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주요 플랫폼과 협력해 AI 생성물 표시 기준을 점검하고, 딥페이크와 허위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처별로 분산돼 있던 관련 연구개발(R&D)을 연계해 AI 악용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특히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디지털 딥페이크 범죄대응 핵심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총 300억원을 투입할 방침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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