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대~한민국."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는 익숙한 함성이 울려 퍼졌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팀과 조별리그 A조 3차전을 앞두고 이날 오전 8시쯤부터 광화문광장에는 많은 인파가 모여들었습니다.
우리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비롯해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 선수가 몸 담고 있는 LAFC 유니폼 등 형형색색의 의상을 입은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을 기원했습니다.
세대·국적 넘어 하나 된 응원…"대~한민국"
이날 서울도시데이터에 따르면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9시 기준 광화문광장에는 약 1만명의 인파가 집결했습니다. 이는 최근 1개월 같은 시간 평균보다 63.8% 많은 수치입니다.
경기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에 임박하자 광화문광장 일대에는 최대 1만8000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주최 측인 대한축구협회와 KT, 붉은악마는 스탠딩석인 A구역에 이어 B·C구역까지 인파가 들어차자 광화문 일대 도로를 전면 개방했습니다.
광화문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도 다양했습니다. 열혈 붉은악마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 대학생, 외국인 관광객까지 저마다 태극기를 손에 들고 우리 대표팀을 응원했습니다.
25일 오전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경기를 앞두고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아내, 딸과 함께 현장 응원에 나선 김경훈씨(가명)는 맞벌이 부부지만 이날만큼은 함께 연차를 냈습니다. 딸에게 월드컵 거리응원이라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입니다.
김씨는 "최근 광장에서 태극기를 드는 것이 정치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날이야말로 진짜 태극기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태극기는 특정 집단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며 "딸에게도 많은 사람이 하나가 돼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도 붉은 옷을 입고 대한민국 대표팀을 함께 응원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광화문을 찾은 멕시코 출신 비행기 조종사 프란치스코씨는 한국 여행 중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월드컵 경기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거리응원에 참여했습니다.
25일 오전 멕시코 출신 프란치스코씨(오른쪽 녹색 유니폼 착용)가 대한민국과 남아공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의 요청에 가족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이 독일을 이겨 멕시코가 도움을 받은 좋은 추억이 있다"며 "직업상 한국에 자주 와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데, 이번에는 멕시코와 한국이 함께 32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패배에 광화문 곳곳 '아쉬움'
광화문을 가득 채운 인파들의 응원과 승리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남아공의 공세 속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저조한 경기력을 펼친 끝에 한 골 차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광장 곳곳에서는 아쉬움의 탄식이 나왔습니다. 다만 시민들은 곧 선수들을 향한 박수를 보냈습니다.
대학생 최재혁·김현우씨(가명)는 "오후에만 수업이 있어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응원하러 왔는데 패배해서 너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그래도 아직 조 3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다"며 "기회가 온다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붉은악마의 진심에 보답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월드컵부터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토너먼트는 기존 16강이 아닌 32강부터 진행됩니다. 우리 대표팀은 다른 조 경기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여부가 결정됩니다.
바랐던 승리의 함성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광화문을 가득 채운 태극기와 "대~한민국" 응원은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됐습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남아공과의 경기가 열린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