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올인한 마트 울고, 디저트 판 백화점 웃었다
2026-06-30 15:53:15 2026-06-30 15:53:15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식품이 유통업계 희비를 갈랐습니다. 백화점 식품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 식품 매출은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같은 식품을 팔았지만 소비자들이 찾는 공간과 소비 방식이 달라지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전략도 서로 다른 성적표를 맞게됐습니다.
 
디저트·팝업 키운 백화점, 식품관이 '집객 콘텐츠' 됐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증가했습니다. 반면 대형마트 식품 매출은 9.9% 감소했습니다. 구매건수도 엇갈렸습니다. 백화점 식품 구매건수는 13.4%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는 7.4% 줄었습니다. 대형마트는 구매단가가 2.4% 상승했지만 방문객 감소를 만회하지 못했습니다.
 
가수 지드래곤(G-DRAGON)이 설립한 저스피스 재단과 부창제과가 협업한 '데이지 밤(DAISY BOMB) 호두과자'가 정식 출시된 26일 서울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스위트파크' 팝업스토어에서 팬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화점은 최근 식품관을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 아닌 집객 콘텐츠로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명 디저트 브랜드와 팝업스토어를 잇달아 선보이고 국내외 맛집을 유치하며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입니다. 식품관을 보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수요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식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F&B(식음료) 매출은 2023년 20%, 2024년 21%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17% 성장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식품관이 판매 공간을 넘어 백화점 전체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콘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역시 프리미엄 식품관 리뉴얼과 디저트 팝업, 글로벌 식음 브랜드 유치 등을 확대하며 체험형 콘텐츠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벽배송에 밀린 대형마트…신선식품 전략도 흔들
 
반면 대형마트는 식품 본업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매장 면적의 약 95%를 식료품으로 구성한 '푸드마켓'을 확대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그랑그로서리',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을 앞세워 신선식품 특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신선식품 경쟁력을 앞세워 오프라인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일각에서는 식품 소비 방식이 변하면서 대형마트 전략도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장보기 수요는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반면 오프라인에서는 식사를 하거나 새로운 디저트를 경험하는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새벽배송이 일상화되면서 대형마트의 핵심 상품군인 신선식품이 온라인과 직접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는 설명입니다.
 
서울 시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중인 양파. (사진=뉴시스)
 
이종성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대형마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은 새벽배송 등 이커머스에 점점 잠식되고 있다"며 "백화점은 팝업스토어와 글로벌 먹거리 등 식품관 자체에 변화를 주면서 주말에도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예전에는 식품관이 장을 보는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새로운 먹거리를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공간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며 "대형마트는 온라인과 가격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반면 백화점은 경험 소비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번 대형마트 부진에는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영향도 일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 교수는 "5월 대형마트 실적에는 홈플러스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해당 영향이 줄어들면 통계 흐름에도 일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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