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코스피가 분기 및 반기 말 리밸런싱에 따른 수급 변동성 속에서도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에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오후 들어 기관 중심의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코스닥 역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양 시장 모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장세가 이어졌습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1.83포인트(0.97%) 오른 8476.4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수는 22.05포인트(0.26%) 오른 8416.70으로 출발해 장 초반 1% 넘게 오르며 8600선을 회복했지만, 한때 1%대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오전 11시20분께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전환해 오후 들어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는 장중 8220.80까지 밀렸다가 8667.73까지 오르는 등 하루 변동폭이 446.93포인트(5.44%)에 달하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습니다.
코스피 반등 배경에는 간밤 미국 증시 흐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장중 약세를 딛고 3% 넘게 상승 마감했으며,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부담이 완화된 점도 국내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반기 말 포트폴리오 조정과 차익실현에 나서며 현물·선물시장에서 모두 매도 우위를 이어가자 장 초반 상승폭은 대부분 반납됐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는데, 증권가에서는 연초 이후 급등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을 줄이는 동시에 상반기 성과를 확정하려는 차익실현 매물이 겹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이날 외국인은 모두 3조7992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오후 들어 유입된 기관의 저가매수였습니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삼성전자(005930)(3.41%)와
SK하이닉스(000660)(0.84%)가 상승폭을 확대했고, 매수세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으로도 확산됐습니다. 다음주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3분기엔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 점, 전날 발표된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용인 공장 가동이 앞당겨지는 등 실적에 직결될 구체적 일정이 부각된 점이 매수세를 자극했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기(009150)(7.16%)는 글로벌 빅테크와 4500억원 규모 MLCC 공급계약 소식에 강세를 보였고, 호남권 팹 계획에 따른 전력 인프라 구축 기대감으로
LS(006260)ELECTRIC,
HD현대일렉트릭(267260) 등 전력기기 업종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쏠림 부담은 존재하지만 AI 수요 호조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장기공급계약 효과 등 반도체 펀더멘털에는 큰 이상 신호가 없다"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증시 상승 추세를 대응 전략의 중심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코스닥도 코스피 못지않은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전 거래일보다 0.50% 오른 925.21로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935.27까지 상승했으나, 전날 8%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910까지 밀렸습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4.39포인트(0.48%) 내린 916.18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에코프로(086520) (-9.66%),
에코프로비엠(247540)(-7.77%) 이차전지주와
알테오젠(196170)(-3.22%) 등 일부 바이오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주성엔지니어링(13.82%), 원익IPS(5.72%), 이오테크닉스(4.27%) 반도체 소부장주는 강세를 나타내며 업종별 명암이 뚜렷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내달 1일부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이 재개되는 만큼, 당분간 수급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대신증권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9.2%포인트 초과한 상태라고 추산했습니다. 신영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코스피 8000선 기준 최대 50조원 안팎의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와 AI 투자 확대 흐름이 유지되는 만큼 중장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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