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 마주한 전·현직 경찰 '한숨'…'비리수사대'엔 냉소, '보완수사권'엔 반발
전·현직 경찰들 "장윤기 사건, 매우 예외적 사례"
부실 수사엔 자성도…'보여주기식 대책'엔 냉소
경찰 폄훼는 '일반화 오류'…검찰권 확대엔 반발
2026-07-13 15:34:38 2026-07-13 15:49:47
'장윤기 사건' 증거인멸 혐의를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경감이 지난 8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박진석 기자]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부실 수사와 내부 유착 의혹이 확산되면서 경찰 조직 내부엔 깊은 한숨이 번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현직 경찰들은 이번 사건에 자성과 우려를 표하면서도, 후속 조치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경찰 지휘부가 내놓은 대책엔 냉소적 시선을 보내는 반면, 이번 사태를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논리로 연결하는 움직임엔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입니다.
 
"장윤기 사건서 잘못된 건 바로잡아야…'경찰 전체 폄훼' 안 돼" 
 
1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전·현직 경찰들은 우선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부실 수사와 내부 유착이 경찰 조직의 일반적인 문화로 비춰지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수도권에서 경찰서장을 지내고 퇴직한 한 경찰관은 "친족 사건 개입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며 "잘못된 부분은 철저히 바로잡아야 하지만, 이번 사건 하나만으로 경찰 수사 전체를 폄훼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퇴직 경찰관도 "장윤기 사건처럼 경찰관인 부친이 수사에 개입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이 사건 하나만 가지고 경찰 조직 전체의 문화로 확대 해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장윤기 사건 초동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재발 방지 대책을 경찰 지휘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했습니다.
  
비리수사대 꺼낸 지휘부…현장선 "여론 무마용, 땜질 처방 불과"
 
사태 수습을 위해 경찰청은 '경찰 수사 쇄신 태스크포스(TF)'와 국가수사본부장 직속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카드를 꺼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선 냉소적 반응이 우세합니다. 여론을 의식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감찰정보과 근무 경력이 있는 한 현직 경찰관은 "이미 경찰엔 감찰과 청문감사, 수사심의계 등 내부통제 기구가 운영되고 있다"며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지휘부에선 급하게 조직을 만드는 모습인데, 자칫 보여주기식 운영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일선 경찰들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제도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서울의 한 경찰관은 "현직 경찰관 중엔 가족·지인이 연루된 사건에 관해 진행 상황을 부담 없이 묻는 문화가 일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도 "이런 문제는 단순한 교육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잘못된 조직문화가 있었다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장윤기 사건으로 '보완수사권 부활' 주장 안 돼…현장 수사 방해"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나 검찰권 강화를 주장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강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경찰서장으로 퇴직한 한 경찰관은 "장윤기 사건 하나를 근거로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잘못된 부분은 개선하면 되는 것이지, 단일 사건으로 경찰 수사력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어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 수사의 부족한 부분이 보완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며 "오히려 보완수사를 이유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현장 수사가 방해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수도권의 한 경찰서 과장도 "재수사 요청이나 수사심의위원회 등 경찰 수사를 견제하는 장치는 이미 존재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직의 문제는 철저히 개선하되, 보완수사권 논의와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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