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유지 시총 기준 높아지자…실적 개선 기업도 '관리종목'
기업은 흑자 냈는데 시장 평가는 '제자리'
업계 "주가만으론 한계…기업 경쟁력도 함께 봐야"
2026-08-05 16:35:46 2026-08-05 16:44:17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상장 유지 시가총액 기준이 강화되면서 실적을 개선한 기업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업의 영업 성과와 별개로 시가총액이 상장 유지 여부를 좌우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획일적인 상장 유지 기준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하겠다는 제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장 상황과 기업 경쟁력도 함께 반영할 수 있도록 기준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일부터 코스닥 상장 유지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됐습니다.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습니다.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 이후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한 관리종목 지정과 지정 우려 공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는 13일에는 새 기준이 적용된 첫 관리종목이 지정될 예정인 만큼 시장의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사례도 나왔습니다. 아이스크림에듀(289010)는 2024년 영업손실 19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1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9억원과 당기순이익 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약 112억원에 머물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골드앤에스(035290)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1.2% 증가했고, 영업손익은 10억원 적자에서 9억원 흑자로, 당기순이익도 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시가총액은 약 65억원에 그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기업의 영업 성과가 개선됐음에도 시장가치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입니다.
 
업계에서는 최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의 실적과 시장가치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장 전체의 투자심리 변화가 개별 기업의 가치 평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한 코스닥 상장사 대표는 "최근 코스닥 시장이 급락하면서 기업별 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함께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도 실적은 개선됐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으로 투자자금이 쏠리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걸러내겠다는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기업까지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시장 요인까지 감안해 기업의 영업 성과와 성장성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상장 유지 기준이 마련돼야 제도의 실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거래소는 상장 유지 기준 시행 이후 기준선에 근접한 종목들의 매매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상장 유지 기준과 맞물려 단기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이상 거래 여부 등을 포함한 관련 매매 양상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월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실기업의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방안'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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