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히기냐, 뒤집기냐'…민주당 당권 시나리오 '넷'
김민석, 호남 득표율 관건…격차 벌리면 경선 과반 유리
정청래, 수도권 압승 주목…과반 미달시 선호투표 불리
2026-08-13 18:20:02 2026-08-13 18:20:59
[뉴스토마토 동지훈·강주영 기자] 차기 민주당 당대표 선출을 위한 권리당원 순회경선이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호남과 수도권(서울·경기) 일정만 남겨뒀습니다. 두 지역 경선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경우의 시나리오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경선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해도 정청래 전 대표의 과반만 막으면 선호투표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반대로 정청래 전 대표의 경우엔 경선에서 과반을 기록해야만 당선될 수 있는데요. 정 전 대표의 과반 여부는 호남과 수도권 순회경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민생입법 방해, 5·18 역사 왜곡 국민의힘 규탄대회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①김민석 1차 과반
 
김 전 총리는 13일 오전 <KBS> 광주 라디오에서 당의 단합과 관련 질문에 "감정적 문제는 (전당대회) 다음 날부터 풀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8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모든 경선 갈등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확실하게 시작하겠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입니다.
 
김 전 총리의 통합 행보는 결선 없이 당대표로 선출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김 전 총리는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정어리TV'에서 "최종적으로 (경선에서) 과반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권역별 순회경선 결과 김 전 총리는 46.01%(9만5821표)의 누적 득표율로 44.53%(9만2735표)를 기록한 정 전 대표를 1.48%포인트 차이로 앞섰습니다. 남은 경선지는 호남과 서울·경기입니다. 개표 결과는 각각 15일, 16일 발표됩니다.
 
김 전 총리가 경선에서 과반을 기록해 승부를 일찌감치 확정지으려면 호남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가 필수적입니다. 호남은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약 33%가 집결한 최대 승부처인데요.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전 총리 경선 과반 관건은 호남 55% 득표율"이라며 "넉넉잡아 55% 정도를 득표하면 수도권에서 (정 전 대표에게) 밀리더라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②1차 김민석(과반 미달)-선호 김민석
 
김 전 총리가 경선에서 과반 고지를 선점하지 못하면 선호투표제로 승부가 판가름납니다. 선호투표제는 세 명 이상 후보에게 순위별로 투표한 뒤 최하위 득표자가 받은 2순위 표를 남은 후보들에게 재분배하는 방식입니다.
 
선호투표제에서 유리한 쪽은 김 전 총리입니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 9.47%(1만9715표)로 3위를 기록한 송영길 전 대표의 2순위 표 대부분을 김 전 총리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대표 선거가 결선까지 가는 쪽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지 교수는 "송 전 대표가 1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어느 쪽도 과반을 넘기는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 전 총리가 경선 과반으로 당선되거나 선호투표에서 송 전 대표 지지층의 2순위 표 도움을 받아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김 전 총리 쪽은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호남과 수도권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낙승은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김 전 총리 쪽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수도권에서 아직 (투표가) 진행 중이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흐름을 봤을 때 '한표 이기고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③1차 정청래(과반 미달)-선호 김민석
 
호남과 수도권 권리당원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두 지역 경선 결과로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지 교수는 "일반적으로 호남 경선 결과를 김민석 6대 정청래 4로 보고, 이 결과가 수도권까지 이어지겠지만 박빙으로 가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며 "정 전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유시민 작가에 대한 태도를 표명하지 않으면서 청와대와 대립한다는 느낌을 줘 호남에서 열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봤습니다.
 
신 교수는 정 전 대표가 농촌보다는 도시에 거주하는 당원과 가깝다는 점을 들어 수도권이 요충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 교수는 "정 전 대표의 (경선) 과반 득표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정 전 대표의 지지 기반이 도시의 일반 당원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수도권에서 압승해야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 전 대표가 경선에서 1위로 올라서더라도 과반을 채우지 못하면 선호투표제가 치러지는 만큼 승리를 장담하긴 어렵습니다. 오히려 정 전 대표가 경선에서 과반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당권은 선호투표제에서 송 전 대표 지지층의 2순위 표를 대부분 흡수한 김 전 총리에게 돌아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④정청래 1차 과반
 
마지막 경우의 수는 정 전 대표가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정 전 대표는 경선 초반부터 과반 득표에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일례로 정 전 대표는 충청권 경선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불가능할 것 같았던 승리의 고지가 이제 현실화하고, 승리의 얼굴이 빼꼼하게 눈앞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에서 김 전 총리에게 1.48%포인트 뒤진 정 전 대표가 막판 뒤집기 무대로 낙점한 곳은 호남입니다. 정 전 대표는 지난 9일 대구·경북(TK) 경선 결과가 발표된 뒤 "호남은 제가 대선 때 광주·전남 골목골목 선거대책위원장으로 한달살이를 했던 곳"이라며 "호남은 제대로 개혁할 사람, 야무진 사람을 항상 지지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 절 품어주리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한편으론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이른 수도권 권리당원 표심 공략에 나서면서 서울과 경기 경선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일 일정이 대표적 예입니다. 당시 김 전 총리와 송 전 대표는 나란히 호남으로 향한 반면 정 전 대표는 서울과 경기를 오가면서 수도권 내 당심 잡기 행보에 주력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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