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이번주 조합원 투표가 최종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현금 중심의 성과급 지급 방식이 크게 바뀌는 만큼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오는 24일과 25일 양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2026년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진행합니다. 사무직 노조도 이번주 초 투표를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재적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해 투표자 과반수가 찬성하면 가결되지만,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노조는 사측과 재교섭에 나서게 됩니다.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초과이익분배금(PS)의 40%는 당해연도 현금으로 지급하고 40%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것입니다. 지급 주식 가운데 40%는 당해 매도할 수 있지만 나머지 20%는 자사주로 이연 지급합니다. 다만 제도 시행 첫해인 2026년도분 PS에 한해 당해 지급 주식 40%를 현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지급분 가운데 최대 80%까지 현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임금 인상률은 6.3%로 책정됐습니다. 이는 올해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인상률(6.2%)보다 0.1% 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복지포인트 인상과 경조금·장례 지원 확대 등도 합의안에 포함됐습니다. 주식 지급 수량은 경영성과 발표일과 PS 현금 지급일, 주식 지급일 등 세 시점 가운데 가장 낮은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성과급 지급 방식을 불과 1년 만에 다시 바꾸는 데 대한 내부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PS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당시에는 PS의 80%를 당해연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20%도 2년에 걸쳐 현금으로 이연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주가 하락 시 손실 보전 방식도 논란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당해 지급되는 주식 40%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회사가 이를 보전하지만 보전금에는 소득세가 부과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보전 재원은 별도 재원이 아니라 차년도 PS 재원에서 차감되는 구조로 전해집니다.
예를 들어 주식에서 1000만원 손실이 발생해 같은 금액을 보전받더라도 세금이 붙어 실제 수령액은 줄어듭니다. 여기에 보전금까지 다음해 PS 재원에서 빠지는 만큼 사실상 올해 주식 손실을 차년도 성과급으로 메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과급 재원 산정 기준과 사용 내역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의 10%를 PS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한 만큼 주식 지급과 손실 보전 등에 실제 얼마가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한편, 지난 13일 출범한 SK하이닉스 통합노조에도 잠정합의안 공개 이후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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