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한 육사 출신 인사와 장영달 전 국회 국방위원장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국방부가 26일 국군사관학교 창설과 관련한 의견 수렴의 자리로 마련한 공청회가 막말과 고성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이날 오후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 열린 공청회에는 국방부 관계자와 각 군 사관학교 생도, 사관학교 동문 예비역, 일반 참석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공청회 시작 직전 한 육사 출신 예비역이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의 설명을 듣지 말고 바로 토론을 진행하자며 시작을 막아섰고 공청회에 참석한 장영달 전 국회 국방위원장이 '깡패' 같다고 지적하자 여기저기서 막말과 욕설이 터져 나왔습니다. 일부 통합 반대 의견을 낸 사람들이 발언은 제지하는 공청회 진행 요원들과 몸싸움 직전까지의 가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일부 반대파들은 행사를 진행하려는 여성 사회자를 향해 '이 X'라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어렵사리 시작된 김 정책실장의 설명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김 정책실장이 발언할 때마다 고성과 야유가 터져 나오면서 설명 내용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어진 찬반 지정토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공청회 청중 대부분이 사관학교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찬성 토론자들의 발언을 막아섰습니다. 반대로 반대 토론자들의 발언에는 환호와 박수가 나왔습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현역 군인들과 사관생도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군 내부를 향해 반대 의견을 제시하라고 부추겼습니다. 한 의원은 "정치적인 중립과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내는 건 전혀 다르다"며 "국방부가 만든 정책에 대해서 찬성한다, 반대한다는 얼마든지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한 의원은 공청회에 참석한 사관생도들에게 "쿠데타를 할 거냐"며 "안 할 거다. 할 수도 없다. 그래서 (사관학교 통합) 논의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떳떳하지 못하고 자신이 없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니다. 그러면서 천 의원은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왜 통폐합을 꼭 해야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말이 통합이지 사실상 폐교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것인데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했습니다.
사관학교 개혁 방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노무현정부 시절 국방부 문민화를 추진했던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은 "장교단을 한 학교의 배출함으로써 오히려 문민 통제에 위협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며 "특정 사관학교에 배출된 특정 장교들에게 과오가 있다면 그 학교의 교육 제도를 심층 분석해서 장소로 이전하든 해서 개혁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스비다. 이어 윤 전 장관은 "안 장관과 군 수뇌부가 대통령을 찾아가서 솔직하게 소통해서 대통령의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차선책으로 특정 사관학교 교육 제도를 개선하고 현재의 3군 사관학교의 체제를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찬성 측 지정토론자로 나선 육사 출신 두진호 한국전략연구소 유라시아센터장은 △한국 사회구조 및 안보 환경에 최적화된 K-사관학교 모델과 기준 정립 △양성 과정부터 국군정체성·합동성 배양 △군종별 칸막이 네트워크 넘어 개방적 합동 초연결 네트워크 형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두 센터장은 "우수 교수진 유치를 위해 민간 교수 처우를 국립대 수준으로 보장하고 현역 교수 처우 대폭 개선, 고급 지휘관·합동 참모 직위를 수행했거나 석·박사 학위를 소지한 예비역 교수진을 초빙해 생도 야전성 형성이나 야전과의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두 센터장은 "국내·외 위탁교육과 학군 제휴 프로그램을 활용해 사관학교 출신 장교가 중령 진급 이전에 석사학위를 100% 이수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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