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신한은행이 노인요양시설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 대출상품의 문턱을 낮추고 운영자금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습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요양원 관련 별도 전용 상품을 운영하는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한데요. 고령화로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 따른 대응으로 보입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신한 편안한 요양원 대출'의 대출 대상과 자금 용도를 확대했습니다. 이 상품은 노인인구와 요양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해 노인요양시설 사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로, 지난 2024년 출시됐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운영자금 지원을 새롭게 추가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요양시설 부지·건물 매입이나 신축·증축 등에 필요한 시설자금만 빌릴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도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시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수요까지 상품 범위를 넓힌 셈입니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업자의 문턱도 낮아졌는데요. 신한은행은 차주의 신용등급 요건을 기존 'BBB 이상'에서 'BBB- 이상'으로 한 단계 완화했습니다. 수도권과 광역시·세종시·특례시에 있는 노인요양시설로 한정했던 지역 요건도 삭제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거·상업·공업 지역에 있는 시설이라면 지역과 관계없이 대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신 건전성 관리를 위한 기본 요건은 유지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지정된 장기요양기관이어야 하고 최근 장기요양기관 평가등급이 C 이상이면서 입소 정원도 30명 이상이어야 합니다. 장기요양급여비용 수급 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지정하고 전문인배상책임보험에도 가입해야 합니다.
이번 상품 개편은 고령화로 요양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노인요양시설은 2021년 4057곳에서 지난해 말 4758곳으로 4년 만에 17.3% 증가했습니다. 2024년 4640곳과 비교해도 1년 새 118곳 늘었습니다. 요양시설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기존 시설의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수요 역시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출상품 개편은 기존 상품의 영업 활성화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대출 대상과 지원 범위를 확대한 것”이라며 “고령화에 따른 요양 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응하면서 영업 현장에서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상품 조건을 개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요양 서비스 수요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2월 발표한 '초고령사회와 생애말기 필수산업의 활성화'에 따르면 사망 전 1~2년간 중증 돌봄과 임종 준비가 필요한 생애 말기 고령인구는 2025년 29만2000명에서 2050년 63만9000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늘어나는 수요를 뒷받침할 시설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는 게 한은의 진단입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높은 부동산 비용과 제도적 제약 등이 신규 요양시설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한은은 공공의 관리·감독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민간자본을 활용해 관련 인프라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요양시설 수요가 늘고 민간을 통한 공급 확대 필요성까지 제기되면서 관련 금융 수요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노인요양시설을 대상으로 별도 전용 상품을 운영하는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합니다. KB국민·하나·우리은행은 관련 자금 수요가 발생하면 일반 기업대출이나 사업자대출 등을 통해 취급하고, 시설 유형 등에 따라 담보 인정 여부와 여신 요건을 별도로 심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은행은 2024년 여신업무지침을 개정해 일정 요건을 충족한 재가노인복지시설을 정식 담보로 인정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비한 바 있습니다.
신한은행 전경. (사진=신한은행)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