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1년 성적표)③중소벤처 지원 확대의 그늘…모태펀드 75% 수도권, 초기·청년 뒷걸음
중기부, 공급계획 확대…실제 배분·기업 성장 연결 확인 어려워
한벤투 초기기업 12.7%↓·수도권 74.6%…중진공 창업·청년 지원 감소
신보·기보 대위변제율 상승…신보 정책대상별 공급·KPI 비공개
2026-09-06 10:51:01 2026-09-06 16:05:12
이재명정부는 '진짜 성장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을 국정 과제로 제시하고, 국민성장펀드와 AI·첨단전략산업 투자, 벤처·중소기업과 지역기업 성장 지원을 정책금융의 주요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이에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는 5개 관계부처와 13개 주요 정책금융기관의 정보공개 자료를 토대로 정부 출범 이후 국정 과제가 경영 목표·조직·KPI·자금 집행 등으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살펴봤습니다. 아울러 이행 과정과 성과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는지도 함께 점검했습니다.
 
이번 기획은 총 5편으로 구성했습니다. 1편은 정책금융 관련 부처 및 기관의 국정 과제 이행과 정보공개 수준을 전체적으로 점검합니다. 2편은 생산적 금융·구조조정, 3편은 중소·벤처 금융, 4편은 수출·전략산업·해외사업을 분석합니다. 5편에서는 주거 금융을 살펴본 뒤 18곳의 국정 과제 이행·관리 수준과 정보공개 답변 충실도를 종합평가합니다.
 
[뉴스토마토 이지우 기자] 정부가 혁신벤처기업의 투자·회수 선순환과 지역 벤처·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2025년 정책금융기관의 보증·투자·융자 공급은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일부 초기·청년 지원은 줄고 벤처투자의 수도권 집중은 심해졌습니다. 위험지표도 일부 악화한 가운데 자금 배분이 실제 기업 성장과 민간 후속투자·회수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는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6일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가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정보공개 회신과 공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기부는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했지만 실제 산업·기업별 자금 배분을 보여주는 세부 집행 자료는 제한적이었습니다. 한벤투의 수도권 투자 비중은 74.6%로 높아지고 초기기업 투자액은 12.7% 줄었으며, 중진공의 창업기업 지원 비중은 35.8%로 낮아지고 청년 창업 지원액도 감소했습니다.
 
기관별 공개 수준도 달랐습니다. 기보와 중진공은 세부 자금 배분을 제시했지만 신보는 정책 대상별 공급액·KPI를 비공개했습니다. 한벤투는 펀드별 수익·손실·회수 성과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중기부, 정책자금 공급 확대…실제 배분·성과 내용은 비공개
 
중기부의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 공급 규모는 추경 반영 후 융자 4조6143억원과 이차보전 3670억원을 합한 4조9813억원입니다. 지난해 12월 최초 계획보다 5500억원 늘었습니다. 중기부는 창업기·성장기·재도약기 등 성장 단계별 공급 계획도 제시했습니다.
 
모태펀드에는 1조6300억원을 출자해 3조6000억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차세대 유니콘 육성에 5500억원, 지역 성장 분야에 2300억원을 배정했고 창업 초기·청년 창업·재도전 분야도 지원합니다. 지난 4월에는 모태펀드 자금 8750억원을 출자해 60개 펀드, 최소 1조7548억원 규모를 선정하고 일반 모태 자펀드에 비수도권 투자 20% 의무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펀드 선정 규모는 기업에 실제 투자된 금액과 다릅니다. 올해 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중기부가 제공한 자료는 공급 계획과 펀드 선정 결과가 중심으로, 실제 자금 배분과 이후 매출·고용·민간 후속 투자를 연결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투자는 늘었지만 초기기업은 소외…창업·청년 융자도 감소
 
한벤투의 모태 자펀드가 피투자 기업에 집행한 금액은 2024년 2조8904억원에서 2025년 3조1416억원으로 8.7% 늘었습니다. 그러나 수도권 투자 비중은 66.3%에서 74.6%로 높아졌습니다.
 
성장 단계별로는 업력 3년 이하 기업 투자액이 6488억원에서 5661억원으로 12.7% 줄었고,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4%에서 18.0%로 낮아졌습니다. 반면 업력 3년 초과 7년 이하 기업 투자는 9684억원에서 1조2132억원으로 25.3% 증가했습니다. 전체 투자 확대가 초기 기업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입니다.
 
한벤투는 펀드별 내부수익률과 투자배수, 손실률·청산 현황·평균 회수 기간은 경영·영업상 비밀과 펀드 규약 등을 이유로 제출하기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융자를 담당하는 중진공에서도 전체 공급 확대와 창업·청년 지원이 엇갈렸습니다. 정책자금 집행액은 2024년 4조7332억원에서 2025년 5조2279억6000만원으로 10.5% 증가했습니다. 비수도권 지원액도 9.5% 늘어난 3조607억9900만원으로 전체 집행액의 58.5%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창업기업 지원액은 2조358억원에서 1조8358억원으로 9.8% 줄었고, 전체 집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3.0%에서 35.8%로 낮아졌습니다. 청년 창업 지원액 역시 3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33.3% 감소했습니다.
 
IR 지원을 통한 민간 후속 투자 연계액은 85억5000만원에서 147억원으로 늘었지만 연계 기업 수는 10곳에서 5곳으로 줄었습니다. 부실률은 4.43%에서 4.66%, 연체율은 1.02%에서 1.22%로 상승했습니다.
 
중진공은 산업·지역·기업 규모·성장 단계별 집행과 후속 투자·위험지표를 공개했지만, 지원 기업의 매출·고용·생존 등 사후 성과까지 자금 배분과 연결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보증 공급 늘린 신보·기보…대위변제 부담도 커져
 
신보의 보증 실적은 2024년 62조8000억원에서 2025년 65조6000억원으로 4.5%, 기보는 29조145억원에서 31조3621억원으로 8.1% 늘었습니다.
 
신보의 보증사고율은 3.6%로 같았지만 대위변제율은 3.2%에서 3.5%로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회수율은 3.1%에서 2.7%로 낮아졌습니다. 기보의 직접보증 사고율은 4.7%에서 5.2%, 대위변제율은 4.1%에서 4.8%로 높아졌습니다.
 
신보는 산업·지역·기업 규모·성장 단계별 집행과 정책 대상별 공급액·KPI를 비공개 처리했습니다. 이에 65조6000억원의 보증이 어떤 산업·지역·성장 단계의 기업에 배분됐고 어느 기업군에서 대위변제 부담이 커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반면 기보는 비수도권 보증 비중 47.5%와 창업기업 보증액 8조6404억원 등 세부 배분을 공개했습니다. 업력 3년 이하 신규 보증은 2.5% 줄었지만 청년 창업 신규 보증은 31.8%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자금 배분을 지원 기업의 매출·고용·생존율과 민간 후속 투자 성과로 연결한 집계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돈은 더 풀렸지만…행선지와 성과는 흐릿
 
기관별 자료를 종합하면 공급 외형은 확대됐지만 초기·청년 지원 감소, 수도권 집중, 보증 사고·대위변제와 부실·연체율 상승 등 질적 지표는 엇갈렸습니다. 기관마다 공개 범위와 집계 기준도 달라 자금이 누구에게 배분됐고 어떤 성장과 위험비용으로 이어졌는지를 일관된 기준으로 검증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한 정책금융 전문가는 "보증·융자·투자는 목적과 위험 구조가 다른 만큼 공급액을 단순 비교할 수 없고, 공급 확대가 정책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면서도 "공급액 증가만으로 성과가 입증되는 것은 아닌 만큼 지역·성장 단계·정책 대상별 자금 배분과 위험지표, 지원 이후 매출·고용·후속 투자 등 최소한의 공통 성과 항목을 함께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성숙 국무총리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여권통문의 날 기념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한 총리는 직전 중기부 장관으로, 현재 중기부 장관 자리는 공석이다. (사진=뉴시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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