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에쓰오일, 샤힌 상업가동 임박…1조원대 상각비 버틸까
유형자산 2년 반 만에 11조→17.8조…59.2% 급증
지난해 CIP 비중 50% 돌파…감가상각 부담 확대
예상 손익분기점 171달러…시장 경쟁력 입증 관건
2026-09-08 07:30:00 2026-09-08 07: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4일 18: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에쓰오일(S-Oil(010950))이 9조원대 자금을 투입한 샤힌 프로젝트의 상업가동을 앞두고 1조원대 감가상각비 부담과 마주하게 됐다. 2023년 말 이후 유형자산이 59.2% 불어난 가운데 건설중인자산이 본계정으로 대체되면 가동 초기부터 고정비가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 에쓰오일은 차별화된 공법과 선제적인 판로 확보를 통해 원가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과 중동발 공급과잉 속에서 설계상의 우위를 실제 가동 성과로 입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사진=에쓰오일)
 
CIP 확대 속도 가속화…상각 전환 시 수익성 위축 '우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쓰오일이 2023년부터 대규모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유형자산 규모가 대폭 불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유형자산은 17조 7578억원으로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2023년 말 11조 1520억원 대비 59.2% 급증했다.
 
자산이 늘어난 만큼 유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비도 증가 추세다. 연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는2023년 6492억원, 2024년 6839억원, 2025년 7051억원으로 매년 커졌다. 다만 매출원가 대비 유형자산 감가상각비 비중은 2023년 1.82%에서 2025년 1.98%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쳐 지금까지는 감가상각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체감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현재 보유한 유형자산 중 상당수가 아직 감가상각이 반영되지 않은 건설중인자산(CIP)이라는 점이다. CIP는 2023년 말 2조 3793억원에서 2025년 말 8조 6041억원으로 2년 새 3.6배 넘게 불었다. 같은 기간 전체 유형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3%에서 50.6%까지 뛰었다. 내년 초 샤힌 프로젝트 상업가동을 앞두고 아직 감가상각이 시작되지 않은 자산이 빠르게 쌓인 셈이다.
 
CIP는 공사 중에는 감가상각 대상이 아니지만 공사가 끝나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기계장치와 건물·구축물 등으로 대체돼 자산별 내용연수에 따라 감가상각이 시작된다. 
 
감가상각 대상으로 전환되면 현재 7000억원대인 연간 감가상각비는 기계장치로 가정했을 때 내용연수(15~30년)에 따라 최소 9000억원에서 최대 1조 3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상업가동 초기에는 매출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감가상각비를 비롯한 고정비 부담이 먼저 발생하는 구조라 확대된 감가상각비의 체감도는 초기일수록 더 클 수 있다. 감가상각은 직접적인 현금유출은 아니지만 매출원가에 포함돼 수익성 하방 압력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샤힌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를 흡수하려면 상업가동 이후 생산과 판매를 얼마나 빠르게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수출 판로·원가 경쟁력 확보…공급과잉 속 경쟁력 입증 '과제'
 
이에 에쓰오일은 안정적인 가동률 확보를 위해 샤힌 프로젝트 가동에 앞서 판로 확보에 나섰다.
 
지난 2월 사우디아람코 계열 석유화학사인 사빅(SABIC)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약 5조 5100억원 규모의 폴리에틸렌(PE) 공급 및 수출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샤힌의 PE 생산능력은 연간 132만톤(t)으로 사빅이 보유한 해외 판매망을 활용해 수출한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는 울산 기업 에스디지(SDG)와 연간 60만t의 올레핀 모노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온산공단 내 다운스트림 업체에 직접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판로 확보가 판매가격이나 수익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빅과의 계약금액은 예상 판매량에 국제 PE 가격과 환율을 적용해 산정한 수치일 뿐 선급금이나 연간 최소 구매량, 가격 하한선 등 구체적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기간 전체 금액을 단순히 나누면 연평균 1조 1000억원 수준이지만 이를 곧바로 실제 판매 물량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판로 자체는 선점했으나 실제 수익성은 가동 이후 시장 가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에쓰오일이 내세우는 또 다른 경쟁력은 원가 구조다. 샤힌 프로젝트는 TC2C 공법을 통해 기존 나프타분해설비(NCC)에 비해 원가 부담이 적다. 원유를 정제해 나프타를 만들고 이를 다시 열분해하던 기존 공정 단계를 압축하면서 가동 설비와 인력이 줄어 비용이 절감된다. 원료용 유분 수율도 기존 설비 대비 3~4배 높아 원가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150MW 규모 자체 가스터빈발전기(GTG) 2기로 전력을 자급해 외부 전기 구매 부담도 낮췄다.
 
무엇보다 원료의 83%를 자체 조달해 나프타 시장가격 변동에 대한 노출이 낮은 만큼 에틸렌 스프레드 변동성 방어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구조 덕분에 통상 톤당 250~300달러인 NCC 에틸렌 손익분기점보다 낮은 171달러 수준의 손익분기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원가 경쟁력만으로는 가동률을 끌어올리기에 부족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계 최초로 상업 적용되는 설비인 만큼 설계 수율과 원가 우위가 실제 가동에서도 그대로 구현되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가동 초기 설비 안정화 과정이 길어질 경우 낮은 원가 구조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 환경도 변수다. 중국과 중동을 중심으로 정유·석유화학 통합형 대형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과잉이 심화되면 제품 판매가격 자체가 낮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행한 대규모 설비 투자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산원가가 경쟁사보다 낮더라도 판가 하락폭이 커지면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업계에서 추정하는 것처럼 샤힌의 에틸렌 손익분기점이 171달러 수준으로 확보된다면 그만큼 스프레드도 상승할 수 있어 우세한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샤힌이 완공돼도 기존 NCC산 에틸렌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고 샤힌 물량이 국제 시세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낮아 보여 판가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동과 중국에서 COTC 설비가 대규모로 확대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샤힌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안정적인 판매 기반 확보를 위해 장기협력 양해각서(MOU)와 의향서(LOI)를 교환했다"라며 "올레핀 모노머 공급계약과 고객사 확보를 위한 추가 계약도 진행하고 있으나 선판매 관련 계약 내용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외부 공개가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타 기업의 기술 추격에 대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확대하며 디지털 전환(DX)을 통한 공정 최적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경쟁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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