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전월세난과 실수요자 주거 부담이 다음 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2년 새 절반 가까이 줄고 월세 거래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정부의 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서민과 청년의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둘러싼 검증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전월세 주택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68.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서는 월세 비중이 전국 평균 80.4%에 달했으며 서울은 78%, 지방은 87.5%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1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7766건에서 약 27.4% 감소했습니다.
전세시장이 흔들리는 배경에는 전세사기 여파와 강화된 금융 규제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으로 임차인은 안전한 계약을 선호하고, 임대인은 현금 흐름이 유리한 월세를 선택하면서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공임대와 공적 주택 공급 확대를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전세 매물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급 정책과 대출 규제의 엇박자도 이번 국감의 핵심 쟁점입니다. 정부는 2026~2030년 수도권에 착공 기준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대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을 동시에 지정하는 이른바 ‘3중 규제’를 도입하고 DSR 스트레스 금리도 1.5%에서 3.0%로 상향했습니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핵심 입지와 금융·거래 규제가 집중된 지역이 사실상 동일하다는 점이 정책의 가장 큰 충돌 지점으로 꼽힙니다. 공급은 착공부터 입주까지 수년이 걸리는 장기 정책인 반면, 금융 규제는 발표 즉시 시장에 작동하면서 실수요자와 청년·신혼부부가 가장 먼저 자금 조달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됐습니다. 입법조사처는 “수요가 있는 곳에 집을 짓겠다면서 같은 자리에서 사는 길은 막는 구조”라며 공급 확대와 대출 규제의 정책 정합성을 올해 국토위 핵심 점검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재건축·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 역시 전월세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인입니다. 입법조사처는 서울에서는 지난 3월 기준 재개발 285곳, 재건축 187곳 등 총 472곳에서 정비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으며, 여러 사업장의 이주가 한꺼번에 진행될 경우 주변 전셋값을 자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역별 이주 시기 조정과 순환임대주택 확보 등 이주대책 없이 절차만 단축할 경우 공급 확대가 오히려 임차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청년층에 집중된 전세사기 피해도 주요 현안으로 꼽힙니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세사기 피해 인정 건수 3만9669건 가운데 40세 미만이 75.95%를 차지했고, 최근 2년간 증가한 피해의 78.21%도 청년층에서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국토위 국감에서는 공급·금융·임대차 정책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실수요자 중심 주거정책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내고 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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