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출금리 고공행진 속 '금리부담' 늑장 경고
대출 공급 옥죄며 금리 경쟁 위축
금리인하 요구권 등 기존 대책 반복
2026-09-18 11:15:19 2026-09-18 11:15:19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금감원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경쟁을 억제해온 가운데 뒤늦게 소비자 부담 우려를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출 공급 여력이 제한된 은행들이 금리를 낮춰 신규 수요를 끌어들일 유인이 약해진 데다 시장금리까지 오르면서 차주의 실제 대출금리는 크게 뛴 상황입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는 이날 기준 연 4.94~6.92%입니다. 지난해 말 3.93~6.23%보다 하단이 1.01%포인트, 상단이 0.69%포인트 올랐습니다.
 
변동금리 주담대 역시 지난해 말 연 3.70~5.87%에서 이날 4.32~6.33%로 상승했으며 하단은 0.62%포인트, 상단은 0.46%포인트 올랐습니다.
 
대출금리가 오른 데는 시장금리 상승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고정금리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전날 4.552%로 지난해 말 3.499%보다 1.053%포인트 상승했고, 변동금리 기준인 금융채 6개월물도 2.834%에서 3.664%로 0.83%포인트 올랐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시장금리 상방 압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올렸습니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관리로 은행들이 대출 여력을 제한받으면서 금리를 경쟁적으로 낮출 유인도 약해졌습니다. 대출을 늘릴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를 낮춰 신규 고객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기보다 금리와 대출 한도를 조정해 수요를 관리하는 게 은행 입장에서는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은행권 대출 경쟁이 위축됐는데, 금리가 오르자 차주의 이자 부담을 별도의 리스크로 관리하려는 것은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가 8·13 대책을 통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조정했지만, 은행권의 총량관리 기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대출 공급 여력에 여전히 제약이 있는 만큼 은행들이 적극적인 금리 경쟁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금감원은 이 같은 금리 상승세를 최근 들어 주요 금융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지난 17일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 사전브리핑에서 "금융시장에서 가장 당면한 리스크 요인으로 금리를 보고 있다"고 밝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금리 상승 속도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시장 안정에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금융 부담을 늘리는 측면도 굉장히 유의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로 인해 금감원은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채무조정과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고정금리 대출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금리 상승에 취약한 차주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이 같은 방침만으로 신규 대출금리 상승세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채무조정과 금리인하요구권은 기존 차주의 부담을 완화하는 성격이 강하고, 고정금리 대출 확대 역시 현재 금리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는 차주가 체감하는 혜택이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경쟁이 살아나지 않는 한 금리 부담 완화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총량관리로 대출 공급을 조절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금리를 낮춰 적극적으로 대출을 늘릴 이유가 크지 않은 만큼, 당국이 금리 부담을 낮추려면 총량관리와 금리 경쟁 사이의 정책 조합을 다시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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