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 '고소애'…초고령사회 근감소증 잡는다
12주 만에 악력 5.4kg 껑충
의자서 서는 시간 5배 빨라져
초고령사회 ‘수퍼 단백질’로 부상
건기식 넘어 메디푸드로
"곤충 단백질 200억 거점단지"
2026-09-21 15:50:50 2026-09-21 15:50:50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식용곤충인 ‘고소애’, 갈색거저리 애벌레에서 추출한 단백질이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았습니다.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악력이 5.4킬로그램(kg) 증가하는 등 근력 개선 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곤충 단백질이 건강기능식품을 넘어 메디푸드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건기식 인정 “근력 유지에 도움”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이번 건기식 원료 인정의 핵심은 엄격한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입증된 근력 개선 수치에 있습니다. 농진청 연구진은 50세부터 75세까지의 성인 44명을 대상으로 12주 동안 하루 2g의 고소애 가수분해물을 섭취하도록 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시험 결과, 참가자들의 악력(Grip Strength)은 섭취 전 평균 21.4kg에서 섭취 후 26.8kg으로 5.4kg 향상됐습니다. 이는 대조군 대비 2.1배에 달하는 증가 폭입니다.
 
하체 근력과 신체 수행 능력 지표도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보행과 체중 지탱을 담당하는 핵심 근육인 대퇴사두근 평가에서 무릎을 펴는 ‘신전근’ 근력이 대조군 대비 7.7배, 무릎을 굽히는 ‘굴곡근’ 근력은 2.3배 높았습니다. 
 
또 신체 수행 능력을 측정하는 ‘5번 의자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 소요 시간은 기존 7.38초에서 6.23초로 1.15초 단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한국 사회의 인구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나이가 들며 발생하는 근육량과 근력 감소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가 사회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산업적 활용도 높인 ‘가수분해물’ 
 
농진청이 고소애를 단순 분말이 아닌 ‘가수분해물’ 형태로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고소애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용곤충이지만 고분자 단백질이라는 특성 탓에 소화·흡수에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음료, 분말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농진청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소애 탈지분말에 가수분해 효소를 처리, 고분자 단백질을 작은 펩타이드와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또 가수분해물은 물에 잘 녹아 음료나 스틱형 파우더, 단백질 바 등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산업적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요인입니다.
 
특히 가수분해 과정에서 근육 단백질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지사슬아미노산의 함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소애 분말의 류신 함량은 0.47mg/g이었지만 가수분해물에서는 12.08mg/g으로 늘었습니다. 이소류신은 0.31mg/g에서 5.10mg/g으로, 발린은 0.68mg/g에서 7.47mg/g으로 각각 증가했습니다.
 
적은 섭취량으로도 제품화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주목됩니다. 앞서 진행된 고소애 셰이크 연구에서는 9g의 고소애가 사용됐지만, 이번 인체적용시험에서는 하루 2g의 가수분해물을 섭취하는 방식으로 시험이 진행됐습니다. 가수분해를 통해 섭취 편의성과 식품 적용성을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상용화 인프라 가속화
 
상용화 인프라 구축에도 고삐를 죕니다. 농식품부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는 총 사업비 200억원(국비 50%, 지방비 50%)을 투입, 2만3,815㎡ 부지에 팩토리팜과 33동의 임대형 스마트팜을 갖춘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강원 춘천에 준공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연간 1000톤 규모의 고소애 원료를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해 건강기능식품, 메디푸드 등 고부가가치 신시장을 집중 공략할 예정입니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의 근력 유지 기능성 원료 등록을 계기로, 기업 중심의 상용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곤충산업 거점단지를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을 기반으로 생산·유통을 아우르는 산업화 생태계를 강화해 국제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남정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곤충이 일반식품에서 기능성 원료로 도약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민관 협력을 확대해 곤충 단백질의 기능성 원료화 및 제품화를 추진하고 우리 농업 생태계의 확실한 신성장동력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 가수분해물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노화로 인해 감소할 수 있는 근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받아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 등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농촌진흥청)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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