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국 마이크론이 D램 미세화의 대안으로 3차원(3D) D램을 제시하고, 인공지능(AI) 가속기 위에 메모리를 직접 쌓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도 관련 기술을 준비하고 있어 메모리 3사의 경쟁이 반도체 간 결합 기술로 확장되는 양상입니다.
21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이 기술설명회에서 공개한 차세대 메모리 로드맵.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은 21일(현지시각) 기술설명회를 열고 향후 10년을 겨냥한 차세대 메모리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마이크론은 당분간 기존 D램의 미세화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쌓는 3D D램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특히 중국 창신메모리(CXMT) 등이 개발 중인 4F²(4F스퀘어) D램 구조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4F²는 기존 6F²보다 메모리 셀 면적을 줄여 집적도를 높이려는 기술입니다. 스콧 드보어 마이크론 사장 겸 최고기술·제품책임자는 “4F²가 6F²보다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은 다소 허상에 가깝다”며 “D램의 집적도를 결정하는 것은 커패시터(축전기)의 간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4F² 구조를 구현할 수는 있지만 공정이 더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4F² 미세화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으며, 결국 4F² 대신 3D D램이 도입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마이크론은 HBM 분야에서 새 구조인 vHBM(수직형 HBM)을 제시했습니다. 기존 HBM이 AI 가속기 옆에 배치됐다면 vHBM은 가속기 위에 메모리를 직접 쌓는 방식입니다. 데이터 이동 거리를 줄여 대역폭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이크론은 오는 2028년 1세대 vHBM을 시작으로 2030년 3세대까지 개발하는 로드맵을 공개했습니다. 기존 HBM과 vHBM을 병행하는 한편, 고객 맞춤형 HBM(커스텀 HBM)에서는 베이스 다이에 일부 로직 기능을 통합하는 기술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기 자체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는 엣지 AI용 수직형 메모리(vEIM)도 개발해 2028년 1세대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EDEX 2026’에서 삼성전자가 전시한 3D 메모리 ‘zHBM’ 모형. (사진=이명신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3D 메모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FMS 2026’에서 차세대 메모리인 zHBM과 zNAND-O 목업을 공개했습니다. zHBM은 AI 가속기 위에 HBM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구조이며, zNAND-O는 TSV(실리콘관통전극)를 활용해 낸드 칩을 4단 또는 8단으로 쌓는 기술입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9월 미래포럼에서 3D 적층 D램과 HBM·고대역폭플래시(HBF)를 결합한 차세대 AI 메모리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D램 주변회로에 로직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활용하고, 메모리와 연산장치 간 데이터 전송 거리를 줄이는 기술을 개발 방향으로 제시했습니다.
고적층 낸드플래시의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웨이퍼 본딩과 3스택 기술을 적용한 400단 이상 V10 낸드를 공개했으며, SK하이닉스는 웨이퍼 본딩을 적용한 375단 10세대(V10) 4D 낸드를 기반으로 2027년 상반기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양산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도 400단 이상 G11 낸드의 2027년 하반기 생산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3D 메모리 상용화에는 첨단 패키징과 발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특히 AI 가속기 위에 HBM을 결합하려면 연결 단자 간격을 좁히는 하이브리드 본딩 등 패키징 역량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가 요구하는 성능이 높아지면서 기존 HBM만으로는 성능을 만족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3D 메모리 같은 새로운 구조가 논의되고 있는 것”이라며 “구조를 최적화하는 게 중요해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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