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위한 몸만들기가 이미 끝났다"며 "민영화 이후 독자생존과 상업투자은행(CIB)으로서의 성장기반을 구축했다"고 선포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과 산업은행 간부들은 29일 신년 산행 뒤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산은 민영화는 2008년 정부발표 이후 금융위기가 발생해 지연돼 왔지만 금융위기가 극복된 만큼 당초 계획을 이행할 것이고, 정부와 활발히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 회장은 "정부가 주체인 산은의 입장을 듣고 있다. 그림은 아직 미확정이나, 우리금융 이후 산은 민영화를 빠르게 추진하겠다"며 "일반은행으로서의 몸만들기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민영화를 앞두고 중요했던 시기인 지난해 영업이익 1조2500억원,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대손충당금으로 1조6000억원을 쌓고 거둔 실적으로 손익구조가 한층 강화됐다. 또 자기자본순이익률(ROE) 6.35%, 총자산순이익률(ROA) 0.83%로 전년대비 크게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워크아웃기업에 대한 성공적인 구조조조정 및 부실채권 매각 등 감축 노력을 통해 전년대비 하락했으며, 부실발생에 대한 충당금 적립수준 측정 지표인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123%로 대폭 개선했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16.6%로 국내은행중 최고 수준이다.
민 회장은 "은행법 뿐만 아니라 바젤Ⅲ 기준도 이미 다 맞춰 민영화 준비를 끝냈다"면서 "부족한 건 수신기반으로 올해 중점 추진하겠다" 밝혔다.
영업망 확충을 위해 올해 지점을 30개정도 늘리고, KDB생명, 대우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리테일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영업망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산업은행의 수신기반은 금리차에 의존하는 시중은행과는 달라야 한다"며 "산업은행의 PF, PEF, 장기대출, 파생상품 등 CIB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 전문가인 임경택 부행장을 개인금융본부장으로 마케팅 전문가인 대우증권 마케팅 본부장을 산업은행 개인영업추진실장으로 파생상품 전문가인 윤재근 팀장을 상품기획단장으로 각각 영입했다.
해외진출과 관련해선 "국내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데, 산업은행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이미 PF, 기업구조조정, 기업금융, PEF, 파생상품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고, 향후 새로운 패러다음인 금융수출에 앞장서 아시아 경제발전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의 상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산은금융지주 지분의 대부분(90.3%)은 정책금융공사가보유중인데, 산은지주가 민영화되면 민영화 자금이 정책금융공사로 유입되기 때문에 정책금융공사의 장기적인 정책자금 역할 수행이 도움이 된다. 또 비상장기업이 상장기업과 M&A할 때 비상장 기업은 가격책정에서 매우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 회장은 후임 산업은행장과 관련한 거취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혔다.
민 회장은 "민영화 1기는 산은법 개정, 지주사 설립 등 하드웨어적인 기능을 잘 마무리 짓는 것이 임무였다면 민영화 2기에는 또 임무에 대한 리더십이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산업은행은 다른 은행과의 차별화를 고려할 때 후임 CEO는 해외 기반을 크게 키워주실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 임기가 6월10일까지지만 다른 금융기관장들의 임기는 3월"이라며 "산업은행에 훌륭한 분을 모셔와야 할 때 임기가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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