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전세계적인 의약품이 된 '타미플루'.
'타미플루'는 목련과 상록수에 속하는 팔각 나무의 열매, 팔각회향(八角茴香)에 함유된 시킴산(shikimic acid)이라는 성분으로 합성한 천연물 신약이다.
미국산 주목나무 껍질을 원료로 하는 주사용 항암제 '탁솔'은 유방암, 난소암, 위암, 식도암, 폐암 등에 탁월한 치료효과를 인정받고 있으며, 차세대 항암제 '도세탁셀'은 유럽산 주목나무 잎의 추출물을 주원료로 한다.
이처럼 천연물 신약의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최근 정부는 국내 제약회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천연물 신약에 대한 지원책을 내놨다.
지식경제부는 앞으로 3년간 600억원 규모로 천연물신약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선영 지경부 R&D전략기획실 투자관리자(MD)는 "천연물의약은 선진국도 규격화와 표준화를 이루지 못해 아직 태동기에 있다"며 "우리나라는 풍부한 전통의약 데이터베이스를 갖추고 있어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이 기획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선영 MD는 국내 개발 천연물신약으로 "미국과 유럽시장에 진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스티렌은 쑥에서 추출한 물질을 이용해 만든 위염치료제로, 전문의약품으로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실적이 크게 늘었다.
오승규
이트레이드증권(078020) 책임연구원은 "천연물 신약시장은 아직 초기단계를 맞고 있어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일단 진입하면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화학약의 성장성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에, 천연물신약 개발을 다른 나라보다 앞서나간다면 시장을 선점할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국내용 천연물신약이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겠냐는 업계의 우려도 있다.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미국의 까다로운 규정을 통과하는 것도 관건이겠지만, 미국 의사들을 상대로 임상을 진행하는 일은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글로벌 제약사들의 약에 충성도가 높은 미국 임상의사들이 한국의 천연물신약을 임상 시험에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오 연구원은 "글로벌 신약이 되기 위해서는 경쟁 제품 대비 약효와 안전성이 더 나아야 하는데, 천연물신약은 오랜 시간동안 안전성이 검증된 식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안전성보다는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으로 이 부분에서 더 많은 연구개발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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