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증시 조정 속에 자문형 랩을 따라하던 압축형 펀드 수익률이 고꾸라졌다.
압축형 펀드는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며 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한다.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우량주인 시가총액 50위 내의 종목만 편입해 운영한다. 이는 자문형 랩도 마찬가지.
최근 외국인들이 시총 상위 종목을 대량 매도함에 따라 자문형 랩에 이어 압축형 펀드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FN가이드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압축형 펀드 수익률이 최근 일주일 간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날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운용펀드 중 편입종목 10~20개인 펀드 12개의 수익률을 단순 평균한 결과 1주일 간 -3.30%를 기록했다.
일반주식형펀드가 같은 기간 -2.88%를 기록한 것에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 차장은 “압축펀드는 태생적으로 변동성이 높은 상품이기 때문에 최근 조정장에서 수익률 하락이 예상되고 있었다”며 “일반 공모펀드는 10% 룰도 있고 다양한 스타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약세장에서 버티지만 압축펀드는 그렇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12개 펀드 중에서도 주간 수익률이 -4.69%로 가장 낮았던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 1(주식)'는 외국인들이 엄청난 물량을 내다 판
삼성전자(005930)의 편입비율이 11.92%로 제일 높았다.
이외 압축펀드 중 삼성그룹 편입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삼성그룹증권투자신탁’도 1주 수익률이 -4%를 하회해 삼성그룹주를 편입한 펀드들의 성과가 크게 떨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인기 많은 형님을 따라 강남 가려던 아우는 결국 하락장에서 분산 투자를 하지 못한 책임에 형님과 함께 고개를 떨구게 됐다.
이 연구원은 “대형주 쏠림 투자를 하는 압축펀드는 외국인 집중매도로 언제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며 “외국인이 빠진 빈자리를 자문형랩이나 연기금이 채워줘야 하는데 이게 어려워 앞으로 더욱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미 해당 펀드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1~2년은 두고 보는 것이 낫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외국인이 압축투자펀드 편입 종목에 투자를 할 것이냐의 여부 때문에 수익률 만회가 어려워 보이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국내 증시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데다 연기금, 랩이 올해나 내년까지 계속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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