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신세계(004170) 이마트가 올해도 상시저가정책을 지속하며 대형마트간 가격 경쟁을 주도할 것임을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18일 JP모건이 주최한 ‘KOREA CEO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마트는 상시저가정책으로 업의 본질에 부응하기 위해 생필품 가격을 내려 지난해 6%대 성장을 이뤘다"며 “앞으로도 상시저가 상품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시저가정책 실시로 영업이익률은 낮아졌지만 객수와 매출은 각각 5% 신장했고 수익성 역시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이마트의 상시저가정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이는 대형마트간 가격 경쟁을 촉발하면서 이마트는 물론 대형마트 업계 전체 성장에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업계는 최근 몇 년간 매장 수 포화로 인한 신규 출점 감소와 강력한 유통채널로 떠오른 온라인몰과 TV홈쇼핑 등의 성장으로 성장 둔화 현상을 보여왔다.
특히 온라인몰들이 대형마트의 주력 품목인 식품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상당수 고객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에 겪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마트의 상시저가정책은 대형마트간 '10원 전쟁'을 일으키며 커다란 이슈를 낳았고 지난해 이마트를 비롯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의 집객률은 5% 가량 성장, 온라인몰로 이동하던 고객들의 발걸음을 다시 대형마트로 돌리는데 성공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했다.
이마트로선 지난해 상시저가품목 확대로 인한 매출 증가 이외에도 대형마트간 가격 경쟁을 적극적으로 주도해 소비자물가를 낮추며 ‘가장 싼 할인점’이라는 이미지를 얻는 성과도 거뒀다.
올해도 상시저가정책을 지속하며 가격 경쟁을 주도하겠다는 정 부회장의 발언은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마진은 줄지만 ‘가장 싼 할인점’이란 이미지 강화로 고객을 유인, 지난해와 같은 ‘박리다매’식 매출 성장을 이루며 후발주자를 따돌리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마트의 전략이 지난해와 같은 효과를 거둘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마트의 상시저가정책 실행 초기에는 경쟁업체들이 이마트의 가격 정책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는 각기 특성에 맞는 할인정책을 시행하며 이마트에 뒤지지 않는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슈 선점에서도 경쟁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지난해 큰 논란을 불렀던 ‘통큰치킨’ 이후 ‘통큰넷북’과 ‘통큰한우’, ‘통큰두부’ 등 롯데마트의 이른바 ‘통큰’ 마케팅이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어 이마트의 전략이 예전만큼의 화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물가안정을 위해 유통업계 전반을 압박하면서 이마트의 상시저가정책이 소비자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한다는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 효과도 줄어든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상시저가정책의 성공은 가격 경쟁을 주도하면서 소비자 물가를 낮추고, 이를 통해 ‘가장 싼 할인점’이라는 이미지 획득이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현재로선 상시저가정책을 통한 이미지 제고 효과가 불투명해, 상시저가정책이 지난해처럼 이마트 성장에 도움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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