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예금보험공사와 부산저축은행 예금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원만한 합의는 요원해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전날 부산지역 신문에 호소문을 싣는 등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부산저축은행 비대위는 예보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 예보 "사태해결 위해 다각적 노력했다"
예보는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점거·농성과 관련해 불법 점거상황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부산지역 신문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승우 예보 사장은 호소문에서 "불법 점거·농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예금자에게 돌아간다"며 "지금이라도 점거·농성을 풀고 경영관리업무에 협조한다면 고소 취하 등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호소문에는 예보가 매각 지연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사장과 이사가 현장을 방문해 여러차례 설득을 했으며 관리인을 통해 퇴거단행·출입금지와 출입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법령 허용 범위에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내용이 명기돼 있다.
예보가 제시한 부산저축은행 예금자 현황에 따르면 총 예금자 수는 13만480명이며 총 예금 금액은 3조2896억원이다.
이 중 5000만원 이하 예금자는 11만7107명(2조5137억원)으로 총 예금자의 89.7%이다.
5000만원 초과예금자는 1만3373명으로 총 예금자의 10.3%를 차지한다. 이 중에서 6000만원 이하 예금자는 1만1149명으로, 5000만원 초과 예금자의 83%이다.
◇ 부산저축銀 비대위 "예보, 우리 우롱하지 말라"
그러나 부산저축은행 예금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예보를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하다. 예보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구체적인 설득'은커녕 실무자를 만나 본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점거에 참여하지 않은 비대위 가족들 73명에게 퇴거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를 항의하기 위해 퇴거명령 가처분 신청 업무를 맡은 모 법무법인에 갔다가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예금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업무 방해혐의로 지난 20일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위원장은 "예보측의 설득이나 호소는 들은 적이 없으며 우리를 우롱하고 있다"며 "겉으로는 호소문과 각종 보도자료를 내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 피해자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된 것이 없고 모두 위선처럼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산저축은행 점거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5000만원 이상 예금자들도 5000만원 이하 예금자들과 마찬가지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7조원대 경제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을 비롯해 대주주와 주요 임원등에 대한 첫 공판이 있었다. 이어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는 부산저축은행과 관련된 2차 공판을 열었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