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지난 5월 유찰된 전주·대전·보해 저축은행의 일괄 매각을 7일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점거농성으로 실사가 불가능한 부산저축은행은 이번 입찰에 빠졌는데 이에 대해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매각 논의 이전에 피해자 보상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분위기 속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의 매각뿐만 아니라 사모투자펀드(PEF)가 인수한 HK저축은행도 곧 매각이 추진될 전망이다.
◇ 전주·대전·보해저축銀, 본점이전 없이 매각 추진
예보는 7일 매각자문사를 통해 전주·대전·보해저축은행의 입찰공고를 내고 오는 13일까지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주+대전+보해저축은행' 일괄 매각을 위한 입찰을 진행한 뒤 유찰시 개별 매각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는 최소비용원칙에 부합한 자를 선정해 오는 9월 중에는 이들 저축은행의 영업이 재개되도록 할 방침이다.
<일괄매각 대상 저축은행 현황>
(자료:예금보험공사)
예보는 지난 5월30일 '중앙부산+부산2+도민저축은행', '부산+전주저축은행', '대전+보해저축은행' 묶음으로 인수의향서 접수를 마감했지만, '부산+전주저축은행'과 '대전+보해저축은행'은 인수자가 2곳 이상 몰리지 않아 유효 경쟁에 실패했다.
유찰된 이유로 지방에 자리잡은 본점을 지목하는 분석이 우세했다. 저축은행법상 본점이 소재하는 구역 안에서 지점이나 영업소, 출장소를 낼 수 있는데 지방은 수도권에 비해 영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매각 대상 저축은행의 본점 서울 이전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이번 입찰에는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예보 저축은행정상화부 관계자는 "저번 시스템과 같이 기본적으로 일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본점 이전은 매각을 원활히 진행시키는 한가지 방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으나 공식적으로 검토하거나 방향성을 그렇게 잡았다고 밝힌적도 없다"고 말했다.
◇ 부산저축銀 비대위 "피해자 보상 대책부터 논의"
유찰된 4개 저축은행 중 부산저축은행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빠졌다.
예보는 "부산저축은행은 공사의 거듭된 사태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예금자들이 점거농성을 해 재산실사가 곤란하다"며 "매각절차를 진행할 수 없어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향후 점거농성이 해소되면 매각 또는 다른 방식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매각 방식 보다는 피해자 보상을 우선적으로 내놓으라는 입장이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대위 위원장은 "우리는 예보가 부산저축은행 매각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다"며 "정부의 범죄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피해자 보상 문제부터 밝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 MBK파트너스, HK저축銀 매각 예정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외에 시장에서 건전한 저축은행으로 알려진 HK저축은행도 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이다.
우리금융(053000) 인수를 추진중인 MBK파트너스가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정하고 HK저축은행을 올해 안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무투자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현대캐피탈은 2006년 HK저축은행 지분 58.4%를 공동 인수한 바 있다.
PEF 속성상 경영권을 인수하고 구조조정으로 기업가치를 높여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구조조정하는 현시기를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HK저축은행은 3월 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6%이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