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성희기자]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로 유로존 재정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전일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는 2%넘게 내리며 2110선 마저 내줬다.
13일 증시 전문가들은 유로존에서 세번째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이탈리아가 위기상황으로 내몰릴 경우 유로존 시스템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이탈리아의 디폴트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시장 불안의 본질은 이탈리아의 디폴트 우려보다는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과 관련해 조속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며 결국 그리스 사태 해결만이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 = 그리스발 소버린 리스크가 이제 이탈리아 등으로의 전염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근본적으로 위험 확산보다는 수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현재와 같은 일시적 금융 충격이 추가로 수반될 수 있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의문도 시장 불안의 다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주가 선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아직 표면상(EPS) 기대의 하향 조정이 수반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담으로 남아있다.
EU의 대책 마련 전까지 추가적인 금융 충격의 가능성과 실적시즌의 기대 하향을 감안해 본다면 원점(2030pt)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기대를 버리고 항복을 선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생각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 =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다시 장세 대응이 복잡해졌다. 그러나 그리스 부채에 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음은, 그 자체로 나쁘지 않다. 동일하고 익숙한 이슈에 대해 노이즈가 커져가고 있음도 문제 해결의 속도를 높여줄 개연성이 있다. 다만, 단기간에 곤두선 투자자들의 신경은 세부적인 요인들에 대한 점검도 요구한다.
따라서 주요국 증시가 공통적으로 위치한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의 코스피 지지력 형성을 기대하는 것과 함께, 유로화 등락과 국내증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스탠스 점검을 병행하는 자세를 권한다.
▲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 = 전일 KOSPI가 60일 이평선의 이렇다할 지지도 받지 못하고, 이를 단숨에 하향이탈할 정도로 하락폭이 급격하게 확대된 것을 보면 단순히 전고점을 앞두고 단기 급등에 따른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내는 차원의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 보다는 이번 이탈리아 문제로 파생될 심각한 상황들에 대해 시장이 이미 선반영을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1)그리스와 달리 이탈리아는 위기가 발생한 원인이나 처해 있는 경제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점, 2)극단의 위기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으려는 주요국들의 정책공조와 위기대처 노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 3)극단적인 상황까지 반영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조정을 통해 유럽 재정이슈에 대한 우려감이 주가에 상당부분 선반영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막연한 불안감으로 현시점에서 매도에 동참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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