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게 태블릿은 먹기에 부담이고 뱉기는 아쉬운 계륵과도 같다. 현재까지 태블릿의 시장성을 저울질하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 사업 자체를 접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LG전자 휴대폰(MC) 사업부 관계자는 15일 "기존에
SK텔레콤(017670)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었던 옵티머스패드의 경우 아직 출시계획이 없고, 다른 모델 역시 검토만 할 뿐 구체화된 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애플 아이패드를 뺀 나머지 안드로이드 기반의 태블릿은 더 이상 시장성이 없다고 봐야 맞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갤럭시탭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8.9인치와 10.1인치 모델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크게 다른 태도다.
삼성전자는 현재 10.1인치 태블릿을 해외 일부 국가에 출시한 상태이며, 다음주 국내에도 선보일 것을 잠정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LTE(롱텀에볼루션) 시대를 맞아 오는 9~10월 출시될 LG 스마트기기 중 LTE패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LG유플러스(032640)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통해 올 연말까지 총 2~3종의 LTE폰과 패드가 출시될 걸로 예정돼 있지만, 이 중 LG 측에서 태블릿에 대해서는 전해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LG전자가 3세대(3G)와 4세대(4G)를 통틀어 출시 계획 중인 태블릿 제품이 없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현재 스마트폰의 라인업 형성에 몰입하고 있는 LG전자가 어정쩡한 제품을 내느니 차라리 기다리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갈피를 못잡는 행보가 자칫 LG전자 태블릿 관련 부품을 제공하고 있는 중소형 업체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G전자에게 태블릿은 수익이 안날 경우 포기하면 그만인 제품이지만, 납품하는 회사들은 거래선이 끊기는 것만으로도 휘청일 수 있다.
IT(정보기술) 부품업체인
엠텍비젼(074000)과 한솔엘컴텍은 현재도 LG전자에 태블릿 관련 부품이나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품사들에게) 분명 득이 될 상황은 아니다"며 "중소형 업체들의 실적 가이던스에 LG전자쪽 태블릿 매출이 포함돼 있다면, 이들 회사 입장에서는 납품이 지연되는 것만으로도 큰 타격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엠텍비젼 관계자는 "아직 납품 단계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LG전자 태블릿 쪽 애플리케이션을 현재 개발 중"이라며 "아직 LG 측으로부터 태블릿의 판매 목표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를 전해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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