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7월 신선채소의 전월대비 상승률이 21.5%로 채소류 통계작성을 시작한 1985년 이후 7월 상승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소비자물가도 4.7%로 지난 3월 이후 올들어 최고치를 또다시 기록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7% 상승했다. 7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월에 4.1%로 4%대에 오르고, 3월 4.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월 4.1%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6월 다시 4.4%, 7월 4.7%로 상승했다.
◇ 채소류 가격 급등..기상여건 악화 탓
신선식품지수는 전년동월대비 9.0% 상승했고, 전월대비 8.1% 상승했다.
특히, 채소류 가격은 지난 5월과 6월에 안정세를 보이다 이번달 전월대비 21.5%, 전년동월대비 2.1% 각각 상승했다. 긴 장마와 폭우가 채소류 물가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장마 기간 중 전국평균 강수량은 551.2mm로 과거 30년 장마철 평균 강수량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강수량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추나 시금치 등 엽채류 채소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배추값은 전월대비 63.9%, 열무(95.1%), 상추(94.4%), 시금치(71.8%), 호박(39.7%) 등 모두 지난달보다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 7월 소비자물가..채소 비롯한 5개 부문이 주도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석유류, 집세, 외식비의 물가상승률 기여도 합이 3.17%P로 전년동월비 상승의 66.7%를 차지했다.
이중 채소류가 물가상승에 미친 기여도는 0.28%P로 전월비 상승의 42.4%를 차지했다.
가공식품은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연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며 물가상승을 견인했다.
콩, 소금 등의 가격 상승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 영향으로 간장, 고추장 등 양념류가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7월 가공식품 가격은 전년동월비 7.7%, 전월비 1.0% 각각 상승했다.
석유제품의 경우, 국제유가가 소폭 상승하고 정유사 기름값 환원 등으로 다소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7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동월비 13.6%, 전월비 1.5% 각각 상승했다.
◇ 올해 목표 4% 달성하려면 앞으로 3%대 유지해야..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0%로 상향조정했다.
7월까지 물가상승률 평균은 4.4%다.
남은 5개월 동안 평균 3.4%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해야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 도달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번달 근원물가(석유류와 농산물 제외지수)는 2009년 5월 3.9% 이후 26개월만에 최고치인 3.8%를 기록했다.
또,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4월부터 12월까지 4%대 9개월 연속 상승했던 때를 제외하고 7개월 연속 4%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8월 물가가 관건이다. 9월에는 기저효과는 커서 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8월에 물가가 너무 많이 오르면 9월에 3% 진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달 물가 상승을 주도한 농산물은 최근 중부지방 집중호우와 이른 추석의 영향으로 8월에도 채소와 과실류의 가격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정유사의 휘발유·경유 100원 할인 종료, 일부 지자체의 전철·버스 요금 인상, 휴가지의 바가지 요금 등 8월에도 물가 인상 요인은 도사리고 있어 정부의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 장관급 물가안정회의를 매주 개최하고 고랭지채소 등 농산물 수급안정과 추석수요에 대비한 단기 불안요인에 대한 대응과 함께 유통·독과점시장 구조개선 등 구조적 물가안정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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