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된 김양 부산저축은행 부회장(59)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10억 단위의 뇌물을 건넨 사실을 증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54)에 대한 공판에 출석한 김 부회장은 "김광수 원장에게 준 2000여만원은 적은 수준이고 실제로 10억 단위로 준 사람도 있었죠"라고 묻는 검사의 질문에 "누군지 밝힐 수는 없다"고 말해 사실을 시인했다.
이같은 증언은 검찰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김 부회장은 또 이날 김 원장에게 돈을 건넨 사실도 시인했다.
김 부회장은 "2008년 9월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택 상가 부근에서 김광수 원장을 만나 현금 2000만원이 든 검은색 가방을 준 것이 사실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맞다"고 답변했다.
돈을 건넨 이후인 지난해 3월쯤 '김광수가 부산저축은행을 구명하기 위해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 고위층에 부탁하고 다닌다'는 내용의 찌라시가 금융가에 떠돌자 김 부회장은 아끼는 고등학교 후배인 김 원장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연락을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은 2008년 3월부터 12월까지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부산저축은행이 대전저축은행, 전주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주는 대가로 26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원장은 또 지난해에는 한나라당 수석 전문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부산저축은행이 퇴출되지 않도록 금융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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