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관련자들, 문제있으면 모두 '모르는 일'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 법원 앞에서 울분 섞인 시위
2011-09-22 16:34:36 2011-09-22 20:20:06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방만한 부당대출이 또 한번 피해자를 울렸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24부(부장판사 염기창)의 심리로 열린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등 임직원들에 대한 14차공판에서는 부산2저축은행 김모 전무가 검찰측 증인으로 나왔다.
 
김 전무는 "유달FAS나 이노인베스트 등의 대출 신청시 제출된 서류가 모두 대동소이하다. 대출심사를 제대로 한 것이냐"는 검찰 심문에 "부산저축은행 측에서 요구한 것은 별다른 확인 없이 대출해줬다"고 답했다.
 
유달FAS와 이노인베스트는 부산저축은행이 영각사납골당 등 납골당 사업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로, 부산2저축은행은 2008년 2월 유달FAS에 30억을, 같은해 3월 이노인베스트에 8억원을 대출해줬다.
 
김 전무는 이어 "사업추진 당시 반대입장을 냈지만, 부산저축은행 김양 부회장이 '수도권 인근이라 입지가 좋고 장례문화가 점차 화장으로 옮겨가는 추세로 사업 전망이 밝다'는 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그러나 반대한 이유가 뭐냐는 변호인측 반대심문에 "부모 시신을 화장하는 것이 느낌이 안 좋았기 때문"이라고 답해 객관적인 사업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업무처리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이후에도 김 전무는 "모든 상황은 부산저축은행이 추진했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 전무의 말에 법정 여기저기에서는 나즈막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날 공판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 30여명이 방청했으며,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퇴장하는 부산저축은행 임원들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또 방청을 끝내고는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정문 앞에 모여 자신들의 억울한 사정을 피켓 등을 통해 알리기도 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최 모씨(50)는 "20년간 어부로 고생하면서 번 3억3000만원을 모두 날렸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해냈다. 그는 "원래는 예금을 가지고 있었는데 부산저축은행측의 집요한 권유로 후순위채권을 샀다가 피해를 봤다"며 울분을 토했다.
 
최씨는 이어 "우리 피땀 묻은 돈으로 부산저축은행과 잔치를 벌인 정치인들도 똑같다"며 비난의 화살을 정치계에 돌리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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