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비율 좋아도 속으론 '골병'든 저축銀 많다
무수익여신·부동산PF 연체율 급등..BIS에 가려진 '부실' 커
2011-09-29 16:12:05 2011-09-29 18:36:16
[뉴스토마토 황인표, 박미정 기자] "저축은행은 혈색은 좋지만 골병 든 환자다."
 
저축은행 경영공시 결과 국제결제은행 (BIS)비율은 대폭 개선됐지만 무수익여신(이자를 못 받고 있는 대출) 비율, 부동산 PF 연체율 등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끌어들여 자기자본 확충하면서 겉모습(BIS비율)은 괜찮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또 다시 언제 업계 부실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얘기다.
 
◇ 이자 못 받는 대출 급증
 
뉴스토마토가 29일 오전까지 연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1개 은행을 살펴본 결과 단 3곳만 제외한 18개의 은행들이 전년 회계년도(2009년 6월~2010년 6월)에 비해 올 회계년도(2010년 7월~2011년 6월)에 무수익여신 비중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이미 영업정지 당한 프라임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024100) 등도 포함돼 있다.
 
무수익여신 또는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이자를 못 받은 대출을 말한다. 무수익여신 비율이 높아질 수록 은행의 순익은 악화된다.
 
영업정지 당한 토마토저축은행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무려 41%에 달했다. 전체 대출 40% 이상의 이자를 못 받고 있었다는 뜻이다. 제일저축은행 역시 6.29%에서 27.49%(3분기한)로 무수익여신 비율이 급증했다.
 
경기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1.6%에 이르지만 무수익여신은 전년도 5.84%에 비해 20.58%로 약 4배나 커졌다. 신민저축은행(031920)은 전체 대출 셋 중 하나의 이자를 못받고 있었다. (33.47%) 
 
조사  대상 중 BIS비율이 가장 높은 경기 솔로몬저축은행(14.7%)의 경우에도 전년도 2.5%에서 12.8%로 무수익여신 비중이 10%포인트 이상 커졌다.
 
◇ 부동산 연체율 50% 이상 은행도 있어
 
부동산 PF연체율 부실은 더 심각했다. 관련 대출은 아예 취급 안하는 대백저축은행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급상승했다.
 
가장 연체율이 높은 저축은행은 서울 영동의 W저축은행으로 무려 56.1%에 달했다. 전체 부동산 PF대출 중 절반이 연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W저축은행측은 "현재 총여신이 6900억원이며 이중 PF대출은 475억원으로 전체의 6.8%밖에 안되기 때문에 연체율이 높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본잠식상태에서 증자로 겨우 살아난 신민저축은행은 12.52%에서 46.5%로 연체율이 4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계열은행을 팔아 유일하게 흑자를 낸 푸른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연체율이 13.78%에서 34.44%로 커졌다. 작년도 연체율이 무려 89%에 달했던 스마트저축은행의 경우 해당 채권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해 올해 연체가 없다.
 
이렇듯 부동산 PF연체율이 급증한 것은 최근 건설경기 불황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회사도 쓰러지는 마당에 저축은행이라고 건전하겠냐?"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부실채권을 매각한 곳은 그나마 괜찮다"고 전했다.
 
◇ 당국, BIS 비율만 중시?
 
결국 당국의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토마토·제일·제일2·프라임·에이스·대영·파랑새저축은행)로 업계 구조조정이 충분했는지 논란이 일 전망이다. 
 
BIS비율이 높아도 무수익여신으로 이자조차 챙기지 못하는 은행이 대부분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국이 업계 건전성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했던 BIS비율에서 10% 이상 건전한 은행들 조차 무수익여신과 PF연체율이 급증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로는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햇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저축은행 업계의 불황은 계속될 것 같다"며 "지금으로서는 마땅히 다른 먹거리를 찾기도 힘든 상태"라고 전했다.  
 
 
<주요저축은행 BIS, 무수익여신, 부동산PF대출 연체율 비교>
(자료 : 각 저축은행 사업보고서)
 
주 1 : 빨간색은 지난 18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주 2 :  플러스는 '개선'을, 마이너스는 '악화'를 의미함
 
 
뉴스토마토 황인표 기자 hwangi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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