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백화점 중소협력업체의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백화점 `빅3`의 기싸움이 한창이다.
문제는 이들 사이에 끼인 중소협력업체들은 숨이 넘어간다는데 있다. 지난달말 공정위의 수수료 인하 발표이후 백화점 업계와 공정위는 수차례 접촉했지만 단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협상이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 협상상대가 모두 출국해버린 것.
공정위는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빅3 대표들의 공식 해외 출장과 관계없이 '백화점의 중소협력업체 판매 수수료 3~7% 인하안'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심층조사는 물론 직권조사도 하지 않으면서도 수수료 인하를 자신하고 있어 공정위가 믿는 구석(?)이 무언지, 추후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에 백화점 업계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 빅3 대표들이 모두 참석한 아시아·태평양 소비업자대회는 지역 내 유통업계 CEO들이 모여 최신 정보를 교환하고, 유통업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로 1983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다.
지난 2009년 서울대회에는 24개 나라에서 3800여 명이 참석하는 등 유통업계 최대 국제행사 중 하나로 백화점 대표들의 참여는 불가피한 측면이 강하다.
문제는 백화점업계가 대표들의 해외 출국을 이유로 공정위가 지난 주말까지 못박은 시한을 넘겨선 이날까지도 인하안을 내놓지 않았다는데 있다. 공정위의 다음 카드가 주목되는 이유다.
공정위는 백화점 업계의 이같은 대응에 괘념치 않고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철호 공정위 기업협력국장은 "백화점 CEO들이 해외에 있다고 (수수료 인하)못할 거 없고 들어와서 한다고 큰 문제될 것 없다"며 "(대표 출국을 핑계 삼아 백화점들이) 대충 빨리 마무리 짓고 싶은 생각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라고 본다"고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지 국장은 또 "직권조사는 우리를 속 좁은 사람(조직)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굳이 직권조사까지 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백화점들이 자신들의 입장과 주장을 언론을 통해 쏟아내며 여론을 유리하게 만들고 있는데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백화점들에게 빨리 인하안을 내야한다고 전해달라"며 "외국 주주가 어쩌고 하면서 비판한다고 언론에서 써주니까 기고만장하는데 백화점 업계에서 언론을 통해 뭐라고 이야기하든 신경쓰지 않는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주무국장이 이같은 발언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들은 백화점 업계의 수수료 인하안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카드를 쥐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무언가를 (히든카드를)쥐고 있기 때문에 언론에도 강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화점 업계는 공정위 반응과 대응에 긴장하면서도 지난달 말 공정위가 당초 발표했던 연간 50억원 미만을 납품하는 중소업체의 판매수수료 3~7% 인하안을 제출했기 때문에 추가 안을 내놓을 수는 없을 뿐 아니라 현재의 공정위의 행위는 관치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A백화점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내놓을 제시안이 없을 뿐 아니라 다시 제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직권조사를 받겠다"며 강경하게 반응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백화점업계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 위해 백화점과 중소입점업체간 입점계약 조건과 관련해 심층조사에 착수했다라는 소문이 퍼지고 있지만 공정위는 이 또한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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