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형사 피고인이 다른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도 법원이 이를 모르고 주거지로 공판기일소환장을 보낸 뒤 불출석했다는 사유로 그대로 판결을 선고한 것은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차한성 대법관)는 불법 게임물인 '바다이야기'를 설치해놓고 영업한 혐의(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임모씨(45 ? 건설업)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감자에 대한 공판기일소환장의 송달을 형사소송법 65조, 민사소송법 182조에 따라 교도소 ? 구치소 등의 장에게 하지 않고 수감되기 전의 종전 주 ? 거소에 했다면 부적법해 무효이고, 법원이 피고인의 수감사실을 모른 채 주 ? 거소에 송달한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심 2회 공판기일소환장 송달 당시 피고인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면 그 송달은 부적법해 무효이므로,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정하지 않은 후 정당한 이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도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이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을 선고한 조치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임씨는 지난해 3~4월 원주시 인동에 '바다이야기' 게임기 27대를 설치해놓고 불법영업한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1심에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항소심 진행 전 다른 사건으로 체포돼 원주교도소에 수감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이를 모른 채 임씨가 살던 원주시 태장동 집에 공판기일소환장을 보냈고, 이를 받지 못한 임씨가 출석하지 않자 그대로 항소를 기각했다. 이에 임씨가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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