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북한의 지령을 받고 국내 학생운동권 자료 등을 작성해 북한에 넘기는 등의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전 간부 김모씨(36)에게 징역 3년6월 및 자격정지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9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14일 김씨에게 "북한의 지시를 받고 학생운동 관련 문건 등을 제공한 것이 인정된다"며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씨는 북한의 현실을 외면한채 통일운동이라는 명목아래 북한의 선군정치와 독재체제를 찬양하고 평양의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해 북한의 체제선전활동에 동조했다"며 "가명을 사용하며 북한의 지시를 받아 국내 학생운동권 자료 등을 작성해 넘긴 것도 확인됐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어 "우리나라가 사상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지만 이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국가기밀로 엄격히 분류된 것은 아니지만 국가 안전에 위협을 가할 자료를 넘겼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우리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여러 주장을 포용할 수 있게 되었고 6·15공동선언 이후 북한과의 교류도 중요해졌다"며 "김씨가 건넨 자료들이 국가기밀이라고 볼 수는 없고 김씨의 방북도 접촉 승인을 받고 이루어진만큼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판결 후 진술에서 김씨는 "법정에서 일관되게 주장했던 것처럼 작성한 문건이 실제로 전달됐다는 증거가 없는데도 유죄 판결이 내려져 아쉽다"며 "현재 아이가 20개월이고 연로하신 아버지가 있어 걱정이 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국가기밀 탐지·수집 부분은 전달이 되었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다"며 "문건의 작성 목적이 중요하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한총련 조국통일위원회 정책실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북측본부 부의장을 만나 지령을 받아 북한 체제를 찬양·고무하고 자료를 작성하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주체사상에 관한 서적 등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혐의로도 기소가 됐으며 이날 재판부는 관련 이적표현물을 몰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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