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교수 "곽 교육감에게 미안하다"
17일 열린 재판에서 소회 밝혀
2011-10-17 18:12:01 2011-10-17 18:13:20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서울시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게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재판과정에서 곽 교육감에게 미안하다는 뜻을 내비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교수는 재판부로부터 발언권을 얻어 사건이 시작되면서 현재 재판에 이르기까지 심정을 털어놨다.
 
박 교수는 먼저 "교육자로써, 서울시 교육청 교육위원으로써 법정에 선 것이 부끄럽다"면서 "그동안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힌 적도 없는데 나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돈다"며 말을 꺼냈다.
 
박 교수는 선거 직후, 곽 교육감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박 교수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곽 교육감이 정책연대 약속을 했지만 지키지 않았고 교육감 당선 이후에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교육청 인사에서 배제시켰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실무자들이 했던 선거비 일부 보전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이 문제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 8월 중순에 곽 교육감을 찾아가 선거비 관련해 질문을 하니 곽 교육감은 깜짝 놀라며 전혀 몰랐던 일이라고 했다"며 "이 문제로 곽 교육감을 만난 것은 이날과 11월 중순 딱 두 번뿐"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후에 강경선 교수가 와서 실무진의 합의는 해프닝이라면서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면서 "강 교수가 처음 2억원을 부조해주겠다고 말했을 때 거절했을 정도로 그 돈은 대가성이 없는 돈"이라고 항변했다.
 
박 교수는 마지막으로 곽 교육감을 바라보며 "곽 교육감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나를 대한 것에 많이 힘들었고 곽 교육감을 원망했다. 하지만 강 교수 등의 노력으로 곽 교육감과 신뢰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며 "곽 교육감이 중요한 교육감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발언이 이어지는 내내 곽 교육감은 두 눈을 감고 얼굴을 감싸는 등 착잡한 표정이었다.  
 
한편, 이날 열린 곽 교육감의 공판에서는 검찰과 변호인 측의 모두 진술이 이뤄졌으며 본격적인 증인신문은 다음달 1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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