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면서 ‘수수료 잔치’를 벌이고 있는 반면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고 30%에 가까운 높은 수수료율을 매겨놓고도 수수료를 인하해준다는 등의 광고로 생색을 내고 있어, 고객을 기만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 고객 주머니 '탈탈' 털어 카드사는 '탄탄'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익은 679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2773억원) 증가했다.
2008년 7393억원, 2009년 6788억원, 지난해 7993억원이던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익이 올 상반기에만 7000억원에 육박해, 올해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익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익이 2년 만에 두 배가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벌어들이는 수수료로 카드사의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지나친 수수료율로 고객이 떠안는 빚도 커지고 있다.
6개 전업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연체율은 6월말 현재 2.5%로 지난해 말(2.3%)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높은 수수료율을 감당하지 못 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금서비스 수수료는 현재 최대 28.5%까지 부과하고 있어 주 고객인 서민들의 생활만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면상 한국소비자원 정책연구실 차장은 "이자 제한법인 30%에 맞춰 28.5%까지 수수료율을 매기고 있다"며 "법을 피해서 최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꼴"이라고 말했다.
◇ 수수료인하 이벤트로 '생색내기'
더욱이 높은 수수료도 모자라 당초 높게 매긴 수수료율을 할인해 주는 이벤트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마치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다.
소비자들에 대한 기만이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영업자인 배씨는 "현금서비스를 할인해 준다는 광고는 한 마디로 대출 이벤트 아니냐”며 “카드사에서 대출을 부추기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든다"고 불만을 토했다.
대출을 새롭게 포장하는 카드사들의 '진화된 마케팅'이 카드사의 배만 불리고 소비자의 빚은 더 키워가고 있는 형국이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대출을 대출로 인식하지 못하게 카드사들이 교묘하게 마케팅하고 있다"며 "결국 카드사의 수법에 고객의 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반기 중 전업카드사 현금서비스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2773억원 증가한 것은 전년 동기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KB국민카드의 현금서비스수수료 수익(892억원)이 올해는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계기준 변경(K-IFRS도입) 전에는 현금서비스수수료 수익에 포함되지 않았던 유동화 현금서비스자산의 수익(2071억원)이 전년 동기에는 제외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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