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MBC가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 들어간다.
양사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콘텐츠 유통에 관한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MBC는 이 계약에 따라 유튜브에게 2005년 이전 제작된 1만 시간분의 드라마, 예능 등의 콘텐츠를 10분의 클립 형태로 제공키로 했다. 대신 그 대가로 유튜브로부터 광고수익의 일부를 받기로 했다.
2005년 이후 영상콘텐츠에 대해선 사업 진척 결과에 따라 나중에 교류가 결정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지상파 방송사가 인터넷 플랫폼과 맺은 이례적인 대형 계약이라는 평가다.
물론 예전에 유튜브가 SBS와 KBS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바 있지만 이는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받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MBC측은 “‘여명의눈동자’, ‘마지막승부’, ‘대장금’, ‘논스톱’ 등 90년대와 2000년대 초중반 제작된 양질의 콘텐츠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이들을 활용하지 못했다”며 “유튜브의 글로벌 유통망을 빌려 한류콘텐츠를 전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인터넷 플랫폼 입점을 매우 꺼려했다.
종이매체를 비롯, 콘텐츠업체들의 포털 종속화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프리미엄 동영상 콘텐츠는 제작 능력을 가진 업체가 거의 없다는 점 때문에 이들은 제한적 제휴를 고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종편과 CJ E&M 등 새로운 공룡이 나타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온라인 유통망이 네이버, 다음, 구글(유튜브) 등 포털에게 장악된 상황에서 폐쇄적 태도를 유지하다가는 경쟁자들의 선제적 제휴로 나중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MBC가 먼저 치고 나간 것이다.
MBC 내부관계자는 “플랫폼 입점으로 인한 종속화 우려가 있어 단계적 협력을 추진했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제휴업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포털에게도 좀 더 포괄적인 업무협약에 대한 제의를 받았지만 광고수익을 나눠주고 글로벌 유통망을 가졌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유튜브를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이용자 선호가 기존 UCC(손수제작물)에서 프리미엄 콘텐츠로 바뀌는 트렌드에 맞게 앞으로 다른 콘텐츠업체와의 제휴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승훈 한국미디어교육학회 이사는 "미디어기업의 플랫폼 종속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이들로서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새롭게 플랫폼을 만드느냐, 충성스러운 파트너사로서 최대한 제휴효과를 누리느냐 두가지 길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