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네이버’ 꿈꾸던 중소포털의 몰락..왜?
2011-10-28 09:38:41 2011-10-28 09:39:45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네이버 독주체제’에 반기를 들며 시장판도 변화를 모색하던 네이트, 야후, 조인스MSN, 파란 등 중소포털의 약세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27일 온라인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들의 트래픽은 대체로 하락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트가 눈에 띄게 악화된 모습이었다. 이용자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페이지뷰(조회수)가 30% 가량 줄었으며 검색어 입력횟수는 3분의 1토막이 났다.
 
‘왕년에 잘나갔던’ 야후도 페이지뷰와 검색어 입력횟수가 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말 포털(MSN)과 언론사(중앙일보)의 결합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조인스MSN 역시 초기 트래픽이 폭증했을뿐 현재는 답보 중이다.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KTH(036030)의 파란과 이스트소프트(047560)의 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년간 이들은 똑같은 방식으로는 네이버와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인식 아래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먼저 네이트 운영업체 SK컴즈(066270)의 경우 백화점식으로 콘텐츠를 나열하는 이른바 ‘한국형 통합검색’ 방식이 아닌 중복결과를 최소화하는 지능형 검색서비스 ‘시맨틱’을 신무기로 내세웠다.
 
야후는 오픈플랫폼으로 표방하며 제한적으로나마 페이스북 등 외부서비스를 사이트와 연동시키는 개방전략을 택했다.
 
이밖에도 “예전 하이텔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파란은 이용자가 초기화면을 자기 취향대로 구성할 수 있도록 했으며, 줌은 이보다 더 이용자 선택권을 넓혀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외부사이트를 연동시켰다.
 
하지만 이같은 시도는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했던 혁신이 수년째 네이버·다음에 길들여진 이용자들의 행태를 바꿀 만큼 강력하지 못한 탓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IT업계에서 신기술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빠를 것 같지만 사실 알고보면 이용자들은 굉장히 보수적”이라며 “혁신이라는 말은 쉽지만 이를 통해 성장하는 기업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과연 갑을관계가 만연한 한국사회에 혁신이 올바른 방식인지 의문이 든다”며 “NHN(035420)이 정말 큰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 독주체제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후위업체들의 ‘반란’은 영영 불가능한 것일까.
 
일각에선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SNS컨설팅업체 ‘누리터커뮤니케이션즈’의 이승훈 대표는 플랫폼 전략만 잘 짠다면 분명 지각변동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말로만 오픈을 외칠 게 아니라 우수한 하위 제휴사들이 쉽게 참여하고,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상생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런 방식으로 계속 몸집을 불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다보면 역전의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지나친 네이버 독주에 불만을 품고 있고, 다른 한쪽에 힘을 실어줄 수많은 외부업체(3rd party)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국내 페이스북의 열풍은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며 “판을 바꾸는 것은 전적으로 후위업체들의 전략적 상상력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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