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 VS. 분할..'같은 목적 다른 반응'
증자는 일단 '성공'..액면분할은 '글쎄'
2011-11-08 11:35:26 2011-11-08 11:36:49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안도랠리에 접어든 시장속에서 유무상증자와 액면분할 등을 통한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노력이 치열하다.
 
하지만 종목마다 유동성 보강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3분기들어 유상증자를 결정했거나 나선 기업은 대형 투자은행(IB)으로 눈길을 돌린 대형증권사를 제외하면 40여개 안팎, 액면분할에 나선 기업들은 10여개다.
 
 ◇ 증자, 風波속에도 효과적
 
지난 3일 LG전자(066570)는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증자이유에 대해 조달되는 자금을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선행적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그간 무성했던 유동성 위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 발표 초기 시장과 증권업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전날 7만1400원이던 주가는 증자 발표이후 1만원 가까이 하락하며 6만1000원대를 기록했고 매수만을 외치던 증권업계도 목표주가를 낮추고 매도와 유사한 성격의 '중립'의견을 내놨다.
 
유상증자 흥행 가능성에도 이전 전망되던 회사채 발행 등이 아니었다는 점, 업황 악화에 따른 영업활동만으로의 자금확보 부진 우려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서며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일부 사라지며 유증에 대한 평가는 한 주만에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증자규모의 절반이 넘는 6000억원 가량을 스마트폰에 쏟아붓겠다는 LG전자의 자금 활용계획에 따라 증자의도가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기업가치 개선쪽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4분기에 흑자 전환을 통해 내년에는 1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며 "유상증자의 목적이 밝혀진 만큼 자금집행의 관심을 기업가치 개선에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등급이 떨어지며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할 수 밖에 없던 상황"이라며 "재투자보다는 단순한 자금 확보 노력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 '차라리 증자할 걸'.. 액면분할 아직까진
 
반면, 액면분할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 기업들은 다른 분위기다.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기업인 파미셀(005690)은 지난 1일 주주총회에서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했다.
 
유통주식수가 현저히 적은 상황에서 거래 활성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이루겠다는 이유에서다.
 
김범준 파미셀 대표이사는 "줄기세포치료제인 '하티셀그램'이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투자자와 시장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유통물량이 적어 매수에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며 "유동성 한계를 극복하고 거래활성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액면분할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은 이러한 의도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액면분할 공시이후 주가는 반짝 반등을 보였던 4일을 제외하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결국, 주가는 공시이전과 비교해 8% 가까이 하락했고, 거래량도 이전보다 줄어들며 일평균 5만여주에도 못 미쳤다.
 
이같은 부진한 액면분할 효과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은 주식수 증가를 기대하며 액면이 변경되는 재상장시기까지 매수세가 몰리는 것이 정상"이라며 "유동성이 많아진 시장에서 흥행을 기대해 액면분할에 나섰지만, 결국 기업가치의 변화는 크지않다는 것에 대해 투자자 스스로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소형 종목들의 액면분할 움직임과 관련해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자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중 유증이나 액면분할은 시장 상황에 따라 선택되는 측면이 있는데 중소형 종목의 경우 연내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해 시일이 다소 걸리는 유증보다는 즉각적인 분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전 금융권으로부터의 유동성 확보에 나섰던 중소형주의 경우 까다로운 유상증자를 선호하지 않는 측면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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