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명령 신청도 손배청구권 시효 중단시킬 수 있어"
대법원, "지급명령은 본질적으로 소 제기와 동일"
2011-11-14 10:26:07 2011-11-14 10:27:39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는 것도 소를 제기하는 것과 같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성폭행 피해를 당한 조모씨(61)가 가해자인 서모씨(69)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지급명령이란 법원이 보통의 소송절차에 따르지 않고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간단하고 신속하게 빚을 갚으라고 명령하는 특별소송절차"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지급명령의 신청은 권리자가 권리의 존재를 주장하면서 재판상 그 실현을 요구하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소의 제기와 다르지 않다"며 "종국판결을 받기 위한 소의 제기에 지급명령 신청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급명령의 신청이 각하된 경우라도 6개월 이내 다시 소를 제기한 경우라면 그 시효는 당초 지급명령의 신청이 있었던 때 중단되었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강남에서 주점을 하던 조씨는 건물주인 서씨에게서 2000년 2월까지 수차례 성폭행당했다며 서씨를 검찰에 고소했는데, 수사를 마친 검찰은 오히려 조씨를 무고와 간통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 사건으로 재판을 받은 조씨는 2004년 9월 대법원에서 일부 간통혐의에 대해서만 유죄판결을 받았다.
 
조씨는 2007년 9월 "서씨의 강간행위와 검찰에서의 허위진술로 피해를 입었다"며 서씨에게 지급명령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2008년 3월 정식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1심은 "조씨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시효로 소멸되었다"며 조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이를 뒤집었고, 결국 대법원이 이를 확정했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를 인식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재판상 청구를 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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