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저축은행 실적 호전.."판단 아직 일러"
2011-11-14 13:03:49 2011-11-14 14:45:40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저축은행의 회계연도 기준 1분기(7월1일~9월20일) 실적이 대부분 흑자를 기록하며 호전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으로 저축은행의 장밋빛 미래를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마땅한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한 시점에서 단순히 한 분기의 흑자만으로 건전성을 대변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 저축銀 1분기 순익 '개선'
 
동부저축은행의 경우 1분기 당기순이익 54억3916만원, 영업이익 71억5262만원,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12.24%를 기록했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지난 9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W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 44억8636만원, 영업이익 50억6394만원, BIS비율 8.22%를 달성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14일 당기순이익 262억원, 영업이익 223억원, BIS비율 6.6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대출과 같은 서민금융, 무수익여신(NPL), IB 등의 사업에서 고루 이익을 냈다"며 "단순하게 한 곳에 투자를 몰지 않고 다각화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짰기 때문에 지속적인 이익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업계에서는 HK저축은행 261억원, 솔로몬저축은행 200억원, 진흥저축은행 140억원, 한국저축은행 81억원 등의 순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다소 줄어들었고 부실채권도 회수됐다"며 "시장 상황의 큰 변동이 없는 한 흑자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저축은행 부실 뇌관 여전"
 
하지만 1분기 실적의 호전으로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이 있다.
 
먼저 분기 보고서 자체만을 완전히 신뢰하기 힘들다는 점이 있다.
 
1년 실적을 아우르는 회계연도 말에는 감사보고서가 나오기 때문에 내용에 신뢰를 가질 여지가 있다. 그러나 분기 보고서는 그 기업의 면면을 봤다는 '검토 보고'이기에 실질적인 회계지표를 충실히 대변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실한 여신에 대한 건전성과 회계감사 분류 기준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반기나 기말까지의 실적을 종합해야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다.
 
일례로 여신 건전성 분류 기준은 ▲ 정상 ▲ 요주의 ▲ 고정 ▲ 회수의문 ▲ 추정손실 등으로 등급이 나뉜다. 이에 따라 직전 분기까지는 정상이었다가 요주의나 고정이하로 하락하는 경우도 투자한 사업장의 특성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정지와 적자 발표등으로 이미지가 추락한 상태에서 이번 분기까지 적자를 발표하면 업계는 사형선고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라며 "분기 보고서는 기간이 짧아 어떻게 해서든 흑자를 만드려고 노력하면 가능해지기 때문에 금감원이 보증한다고 공식화하지 않는 한 완전히 믿기 힘들다"고 맹점을 지적했다.
 
또 2008~2009년의 PF부실이 언제 도래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2007년 PF부실에 대해서는 이미 충당금을 쌓아서 괜찮지만 그 이후의 PF 부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으로 남아있다.
 
PF 부실이 생기면 충당금 부담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순익과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전히 PF사업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은 불안한 상황이다.
 
 
◇ 향후 '먹거리' 창출 어떻게?
 
 저축은행 업계가 안정적인 먹을거리를 아직까지 발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몸집이 커진 저축은행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투자처가 필요한데 건설업계의 불황으로 PF마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현재 신용대출을 늘리는 법 외에는 마땅한 수익처가 없지만 이 마저도 부실화 가능성 등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안정적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지 못해서 수신잔액을 줄이고 있는 추세"라며 "충당금 상환이나 환음, 부동산 정리 등으로 인한 수익은 미시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원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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