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사 부도에 대형공사 배제..지방건설사 '동파' 위기
혁신도시 공동도급 기한 연장 등 대책 마련 촉구
2011-12-06 15:12:00 2011-12-06 15:16:26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최근 대림산업(000210) 계열사인 고려개발(004200)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중견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 규모 지방건설사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위축과 공사물량 감소로 지방의 중소건설사들이 대형 국책사업에서도 소외되면서 이들을 지탱해줄 최소한의 생명줄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지역 1~5위 업체인 중견건설사들이 모두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업계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최근에는 충북지역 향토 건설사인 KD건설, 임광토건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지방 건설업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더욱이 부도 처리된 지방건설사들은 지방건설사 가운데서는 그나마 양호한 신용등급을 유지하던 곳이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읽을 수 있다.
 
이처럼 지방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이어지는 것은 지방건설사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주택시장 침체와 4대강사업 이후 지방건설사에 발주하는 공사가 급감한데서 비롯됐다.
 
여기에 불황으로 인해 지자체에서 자연적으로 나오던 공사물량마저 공사가 지연되거나 재검토되는 등 공사물량이 급격하게 줄자 그렇지 않아도 추운데 눈보라까지 덮친 격이 됐다.
 
여기다 '지역업체 40% 의무공동도급' 기한이 올해 말로 마감된다. 공공기관 신사옥 이전 공사 등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주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제도의 연장 없이 지방건설사들이 되살아날 방도는 없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혁신도시 조성사업 등 각 지방에서 추진되는 공사들마저 턴키로 발주돼  지역건설사 도급비율이 20% 정도이고, 턴키가 아닌 적격심사의 경우에는 3~40%가 지역건설사 도급비율로 실질적으로 지방건설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대한건설협회 강원도지부 관계자는 "'지역업체 40% 의무공동도급'을 2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라며 "빠른 시일 내에 기획재정부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혁신도시 일정이 지연돼 발주가 늦어졌기 때문에 제도연장이 필요하다"며 "강원도 지역에서도 700개 업체가 있는데 이중 턴키 등의 발주를 뺀다면 정작 참여하는 업체는 몇개 되지 않을 정도로 형식적인 면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북의 지방건설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역 업체들의 일감이 없는 상황에 우리 지역에서 시행되는 대규모 공사마저 외면되고 있다"며 "지역건설사들은 앞마당 잔치만 구경하는 꼴"이라고 한탄했다.
 
경남 지방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책도 중요하지만 지방건설사들도 중장기적인 프로젝트 등으로 체질개선을 통해 업계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도 내놨다.
 
또 다른 지방의 건설사 관계자는 "지역건설사에 대한 지역발주 공사 우선권 등이 논의되고 있다지만 단순히 구호에만 그치고 있다"며 "정부가 시급히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지역건설사들의 줄도산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혁신도시 조성사업의 지역업체 의무공동도급이 지방 건설사들에게 일거리를 주고 관련 협력업체는 물론 자재업체 등에도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만큼 (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제기해 지방건설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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