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반(反)월가 시위 등으로 금융자본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는 때에 국내 금융자본의 문제를 분석해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는 취지의 세미나가 마련됐다.
글로벌파이넌스포럼(GFF)와 국회의원 김영선 의원실은 6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한국 금융자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김석중 여신금융협회 카드본부장, 전한백 은행연합회 상무, 임주재 글로벌파이넌스포럼 회장, 김동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운영위원장,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주제발표에서 김동원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는 "우리나라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양극화의 문제를 안고 있지만 미국과 달리 양극화의 책임을 금융업에 돌릴 근거는 미약하다"며 "우리나라 금융은 탐욕이나 부패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의 문제이며 자생적 지속성장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교수는 탐욕과 부패의 전형으로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를 들며 "금융감독이 강화돼 금융회사를 경영하면 안 되는 사람들(즉 비리를 저지른 대주주)의 진입을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
외환은행(004940)을 외국 사모펀드에 매각한 정책 자체가 사실상 '먹튀'를 허용한 것 ▲ 외국 자본이 대주주로 있는 지배구조의 취약성 ▲ 허술한 법망을 이용한 탐욕적 금융범죄 만연 ▲ 소비자보호 문제 심각성 인식 부족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김동원 교수는 "금융자본의 문제 제기 배경에 금융기관들의 금융 소비자에 대한 잘못된 태도와 관행에 대한 분노가 주요하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며 "규제 위주 시대 또는 금융산업 육성 차원에서 관행으로 용인돼 왔던 금융기관 이익 위주의 금리, 수수료 체계 등의 일대 정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토론 발표에서 전한백 은행연합회 상무는 "지난해에 비해 올해 은행의 수익이 늘어난 이유는
현대건설(000720) 매각과 대손충당금 적립금액 감소 등의 1회성 수익밖에 없다"며 "예대마진의 경우에도 은행이 대출을 하며 리스크를 껴안는 것이기 때문에 돈을 쉽게 번다고 단언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전한백 상무는 "은행의 상업성과 공공성을 함께 봐야한다"며 "이처럼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을 때 은행 수지마저 좋지 않으면 은행과 기업, 우리나라 대외신용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상무의 주장에 대해 백성진 금융소비자협회 사무국장은 "소비자는 공정한 거래를 원한다"며 "탐욕스러운 금융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지금 금융사의 수익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불공정 즉 상품을 판매하면서 오직 수익 위주로 팔아서 소비자를 외면하는 것"라고 반박했다.
이어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운영위원장은 "우리나라 은행은 외국자본에 장악됐고 제2금융권은 재벌에 장악됐다"며 "월가 시위를 계기로 99%의 호주머니를 털어서 1%의 수수료, 이자 등을 배불리는 것을 이제서야 문제 제기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동현 교수는 토론에 대해 업계와 소비자단체가 동문서답을 한다고 평가하고 "업계는 시스템과 손익의 문제를 말하고 소비자는 공감을 말한다"며 "동의를 하든 안하든 우선 시대의 대세로 규제 당국과 소비자 모두가 바뀌었기 때문에 금융업계는 사면초과인 상태지만 모든 문제를 재검도 해야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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