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9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 결정에 실망감을 보이며 일제히 하락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재정위기 국가들에 대한 국채 추가 매입 계획을 전면 부인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독일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협의안을 거부했다는 소식 역시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존 히긴스 캐피탈이코노믹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드라기의 발언은 ECB가 유로존을 구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의미”라며 “유럽 국가의 국채 확대 매입이나 IMF로부터의 자금 조달 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 등 중국의 핵심 경제지표는 대부분 예상보다 낮게 나타났다.
일본의 3분기 GDP성장률 역시 잠정치보다 다소 낮은 1.4%로 하향 조정됐다.
◇ 日증시, 드라기 한마디에 ‘휘청’.. 1.5%↓ =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전일대비 128.12엔(1.48%) 하락한 853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3분기 GDP성장률이 잠정치보다 낮게 나타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날 일본 내각부는 3분기 GDP가 전분기에 비해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달 발표한 잠정치 1.5%보다 낮은 수치다.
오사나이 사토시 다이와 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엔고와 세계 경기침체로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JFE 홀딩스(-3.22%), 신일본제철(-2.53%) 등 철강주와 노무라 홀딩스(-2.64%),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0.94%) 등 증권업이 약세를 보였다.
유럽 위기로 인한 수출 감소 여파로 소니(-3.17%), 파나소닉(-2.80%), 닌텐도(-1.08%) 등 대부분의 수출주가 하락했다.
◇ 中증시, 글로벌 경기침체에 경제지표 위축.. ’약보합 마감’ =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보다 14.55포인트(0.62%) 떨어진 2315.27을 기록했다.
드라기 총재의 ‘유로존 지원 제한’ 발언과 중국의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은 방향을 찾지 못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각각 전년동기대비 4.2%, 2.7% 증가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발표했다. 모두 전문가의 예상치와 지난달 지표를 밑돈다.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도 전문가 예상에 못 미치는 12.4%와 24.5%를 기록했다.
다만 소매판매 항목은 예상치와 전달 수준을 약간 웃도는 17.3%를 나타냈다.
토다 코지 일본 레소나은행 수석 펀드매니저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것은 좋은 신호이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가 그 원인”이라며 “마냥 기뻐할 수 만은 없다”고 분석했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 발표로 경기 둔화세가 명확해 졌다”며 “다음주에 열릴 ‘경제업무회의’에서 '물가안정'대신 '안정적성장'을 정책적 우선순위에 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몽고보토철강(-2.70%), 우한철강(-0.95%)등 철강주와 장정테크노(-2.87), 상해장강하이테크(-2.62%)등 기술주가 크게 떨어졌다.
상하이자동차(-1.10%), 해양석유공정(-0.74%), 중국남방항공(-0.39%) 등 종목도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 유럽 해법 ‘감감’.. 대만·홍콩 ‘나란히 하락’ = 대만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89.60포인트(1.28%) 내린 6893.30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리·자기(-4.20%), 시멘트(-2.78%), 건설(-1.80%) 등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TSMC(-2.88%), 윈본드 일렉트로닉스(-6.90%), 난야 테크놀로지(-6.91%) 등 반도체주와 AU옵트로닉스(-1.45%), 한스타 디스플레이(-5.97%), 청화픽쳐튜브(-6.90%) 등 LCD 관련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한국시간 4시17분 현재 전날대비 519.84포인트(2.72%) 밀린 1만8586.09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주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공상은행, HSBC, 중국은행이 각각 4.08%, 3.53%, 3.47% 하락하고 있다.
석유 메이저인 시누크와 중국 최대 금속기업인 강서구리 역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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