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에 대한 국내 기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기관과 달리 ‘팔자’세를 유지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8월 변동성 장세에서 바닥을 찍은 이후 지난 9월1일부터 순매수를 지속해 지난 4일까지 4만808주를 사들였다.
약 4개월 간 기관의 순매수 종목 1위는 삼성전자다. 이 기간 투자한 금액은 3조8434억원에 달한다.
기관들의 지속된 러브콜은 삼성전자가 신고가 돌파 행진을 이어가는 동력이 됐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8월31일 종가 74만4000원에서 지난 4일 108만원으로 45% 급등했다.
반면 같은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을 꾸준히 매도해 현격한 온도차를 나타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1위 종목에는 삼성전자가 올라있다. 약 4개월 간 삼성전자 주식 1만718주, 1조556억원 어치를 팔았다. LG전자는 3번째, LG디스플레이는 8번째로 많이 팔았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기관 매수세에 비해 크지 않아 삼성전자는 신고가 랠리를 펼칠 수 있었다. 다른 반도체 종목 역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이제 기관의 투자 여력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앞으로는 외인 매도세가 결국 삼성전자를 비롯, 이들 주가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이틀 간 외인 매도세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같은 반도체 업종 중에서도 삼성전자와 다른 기업들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매도한 것은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현금화 과정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이라며 “외인들이 스위칭 매매를 하면서 기존에 많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는 차익 실현을 하고, 비중이 적었던 현대차 등 자동차 업종을 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외인 매도에도 불구,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악화됨에 따라 경쟁업체가 줄었다는 호재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보유하는 것이 맞다고 진단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그간 많이 오른 만큼 LG디스플레이나 하이닉스와는 다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중호 한화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전자 혼자 올랐다고 보면 된다”며 “주가 상승 원인이었던 실적 이슈와 연말 모멘텀이란 재료가 노출됐기 때문에 주가가 앞으로 더 치고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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