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만·김영대·천호선, "정치는 세상을 바꾸는 일"
'권순욱의 정치토크'에서 정치입문 이유 밝혀
2012-01-11 17:47:08 2012-01-11 17:47:08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을 선택한 ‘노무현의 사람들’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해온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과 이백만 홍보수석,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지낸 김영대 전 의원이 그들이다.
 
이들은 통합진보당의 후보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소위 ‘친노’라는 참여정부 출신들이 너도나도 민주통합당으로 몰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선명하게 대조되는 행보다.
 
무엇이 이들의 발길을 통합진보당으로 향하게 만들었을까. 그들은 왜 통합진보당에서 정치를 하고 있을까. ‘권순욱의 정치토크’에서는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장관 될 뻔... 김영대 예비후보
 
유시민 공동대표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대 전 의원은 파주에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파주는 지역구 분구가 거의 확정적인 상태라고 한다. 김 전 의원은 “현재 황진하 한나라당 의원이 현역이며, 민주통합당에서도 후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야권단일화가 되려면 민주통합당과 경합해야 한다. 소망이 있다면 분구될 지역이니까 한 석씩 나눴으면 좋겠다”며 “힘을 합쳐서 하면 반드시 이길 것 같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님이 당선되시고 아드님이 결혼하는 날 63빌딩에서 유시민·안희정·문성근 등을 불러 식사를 대접했다”며 “돌아가며 골고루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제 차례에서 깜짝 놀라시더라. 저는 논산중학교 중퇴”라고 노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서울에 올라와서 전태일의 청계피복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세상을 좀 변화시키는 일을 한다는 열정을 갖고 일해 국회의원도 되고 했다”며 “대통령께서 퇴임하시고 돌아가시기 얼마 전 찾아뵈니까 ‘노동부장관을 꼭 시켰어야 했는데’ 하시더라. 당시 발표되기 전 내정까지 됐었다”고 고백했다.
 
이에 대해 “그 때는 정치를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았었고, 겁도 났었다. 주저하다가 할 결심을 했는데 주변의 반대가 그렇게 심하더라”며 “제가 노동운동 하면서 실질적 스펙은 괜찮은데 형식적 스펙이 좋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자 이백만 전 홍보수석이 “그 때 만약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장관을 하셨다면 노동문제가 그렇게 틀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실제 운동을 하셨고 생각이 합리적인 분이시라 굉장한 성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게 됐다”고 증언했다.
 
김 전 의원은 정치를 하는 이유에 대해선 “노 대통령이 하고자 했던 정치에서 한 발은 더 내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은 진보의 폭을 넓혀 대중성을 갖는 것이다. 이것이 성공해야 대통령께서 하고자 했던 정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 민주통합당 가면 한 자리 하겠지만... 이백만 예비후보
 
이백만 전 홍보수석은 서울 도봉 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그는 “돌아가신 김근태 상임고문이 지역위원장을 하신 지역구로 민주통합당에서는 아직 아무도 등록하지 않은 상태다. 현역은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라고 전했다.
 
원래 정치를 할 생각이었냐는 질문엔 “노 대통령께서 지난 2008년 총선 때 주변에 나가라는 권유를 하셨다”며 “당시 저는 대답을 안 했다. 그런데 대통령님이 억울하게 서거하셨다. 장례를 치르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그 분이 이루고자 했던 꿈의 일부라도 내가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자책감과 책임감을 느꼈다. 그 때 천호선 대변인을 비롯한 몇 분이 국민참여당 창당을 준비한다는 말을 듣고 주저 없이 합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전 수석의 ‘스펙’이 좋다는 지적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민주통합당으로 가면 공천도, 당선도 수월할 것이라고 주변에서 그런다”며 웃었다. 이 전 수석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일보, 머니투데이 등에서 기자생활을 오래했다.
 
그는 “민주통합당을 집권당이 되게 하려면 내가 들어가선 안 된다”며 “거기 가서 내가 한 자리를 하며 영광을 가져도 별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통합진보당에서 한 자리 하면 우리나라 정치사에 의미가 있고, 노 대통령의 뜻을 계승·발전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수석은 “정치란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며 “저는 노 대통령 밑에서 홍보수석을 하며 고급정치를 배웠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정치라 하시며, 세상이 더럽다고 욕해선 안 되고 바꿔야 한다고 하셨다. 민주주의 사회에선 권력을 쥐어야 하고 권력은 선거를 통해 잡는다.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 노무현의 대변인에서 통합진보당의 대변인으로... 천호선 예비후보
 
천호선 전 대변인은 30세 되던 해인 1991년 당시 노무현 의원의 비서관으로 정치계에 입문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그 때 다른 의원의 밑에 있었다는 귀띔이다. 그는 현재 서울 은평 을에 출마 의사를 표시한 상태고 당의 조정을 기다리고 있다.
 
천 전 대변인은 “제 꿈은 정치의 근본적인 판을 바꾸는 것”이라며 “정치에서 성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노 대통령도 성공이 아니라 바꾸는 것이 목적이셨다. 감히 비교하는 것 같지만 저도 바꾸기 위해서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계속 준비했다. 2001년부터 대선을 위해 인터넷 선거운동을 기획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참여당을 만든 것이, 민주당에서는 공천 받을 가능성이 없으니까 당을 만들어서 지분을 협상해 공천 받으려 한다는 소리가 있던데 말도 안 된다”며 “또 국민참여당이 유시민의 기획과 주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서 “유시민 대표와는 그 전에 일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그런데 당을 만들면서 교감이 있었다. 유 대표가 ‘그런 정신의 당을 나도 옳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 당이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천 전 대변인은 “그 때 저희는 우리가 당을 만들고 적절한 시점에 요청하면 참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라며 “국회의원 자리에 대한 관심은 없다고 해도 믿지 않을 것 같으니 있다고 하자”고 너스레를 떨었다.
 
아울러 “저희가 당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 중 다른 하나는 돈이 없어도 자기 생활을 유지하면서 평당원으로 젊었을 때 시작해서 훈련과 검증을 받아서 정치에 진출할 수 있는 그런 정당을 만들려 했다”며 “당원은 항상 동원되고, 유명한 사람이 영입돼서 출마하는 정당은 참 후진적인 정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 비용이 들어가니 아예 돈이 안 들 수는 없지만 남의 밥 사줘가면서 정치를 해서야 되겠냐”며 최근 일고 있는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의 돈 봉투 사태를 정조준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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