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앵커 :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부스 분위기 어떤가요? 사람은 많이 왔는지 오늘 현장 분위기를 전해주시죠.
일단 양사가 내놓은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앞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습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모두들 OLED TV 두께에 놀라고 있습니다. 그냥 말씀 드리자면 볼펜 두께와 맞먹을 정도로 얇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초고화질 TV죠? UD TV에도 많은 관람객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음성인식과 동작인식, 안면인식 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 TV 앞은 항상 긴 줄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저도 한번 해봤는 데요. 신기하기는 하지만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부스에서 웃기는 일도 있었습니다. 중국업체 하이얼이 뇌파로 작동하는 TV를 내놨는데요. 이게 뇌파가 잘못된건지 기계가 잘못된 건지 동작을 안 합니다. 다시 동작을 잘하길래 봤더니 옆에서 관계자가 리모콘으로 TV를 조정하고 있는 황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전시장은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미국 현지의 여론은 CES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부터 참가하지 않겠다고 이번에 선언했고, 이미 GE나 HP 같은 미국 가전업계의 강자들이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은 지 한참 됐으니까요.
이러다가 삼성전자나 LG전자도 CES 불참을 결정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앵커 : LG전자가 어제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OLED TV 양산 계획을 밝혔다면서요? 또 저가TV 시판도 확정적인 것처럼 들리는 데 정리 해주시죠?
기자 : 네. 어제 권희원 LG전자 사장이 어제 OLED TV 양산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 측의 주장을 십분 받아들인다면, LG전자는 이르면 3분기 양산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삼성전자나 엘지전자가 이번에 전시한 제품이 기술적으로 완성도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인데요
여기 참석한 고위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자신들의 제품이 일정부분 기술적으로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부 제품은 시야각에 따라 미세한 색변화 오류가 있는 것 같구요. 일부 제품은 양산형이라고 말했지만 시제품과 다름없이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디스플레이를 이용해서 시장 선점을 목적으로 양산에 나선다면 적지 않은 역풍이 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가TV에 대해서는 LG전자가 먼저 선제공격을 가했구요. 삼성전자도 지지 않고 진출 여부를 사실상 수긍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TV메이커들이 적자의 늪에서 허덕인다는 사실입니다.
7년 연속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TV 이익률은 2~3%대입니다. 물론 사양과 라인업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보다 20~30% 싼 가격대의 TV를 내놓는다면,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실적 악화로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실적 악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동안 TV가 통큰TV 등을 내놓은 롯데나 신세계의 주장처럼 TV안에 거품이 꼈다는 얘기가 되는 거구요.
어쨌든 삼성이나 엘지 같은 훌륭한 메이커에서 저가TV를 내놓아 준다면 소비자 입장에서야 정말 감사한 일 아니겠습니까? 잘 지켜보는 일만 남았습니다.
앵커 : 삼성이 '자신들은 LG와 비교 대상아니다'라는 발언 등을 하며, LG전자에게 직격탄을 날렸는데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 네. 삼성과 엘지 간 신경전이 TV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열합니다.
오늘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엘지, 비교 대상도 아니다”라는 발언도 어떻게 보면 CES 내내 포문을 활짝 열고 공격하던 선제 공격을 하던 엘지전자에 대한 삼성전자의 반격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어제 LG전자는 또 '자신들은 올해 3D TV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고 호언 장담했습니다.
이에 자극받은 삼성전자가 오늘은 후발주자들과 비교를 거부한다는 뜻에서 ‘초격차’라는 단어를 써가며, 점유율 확보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답을 내놨습니다.
문제는 이익률이 담보되지 않은 점유율 싸움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전세계 1위 TV메이커인 삼성전자마저 2~3%대의 이익률을 기록하며 적자만 간신히 면하고 있습니다.
여력이 별로 없는거죠. 그런데도 양사의 최고위급 인사들은 저마다 자극적이고 강력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일종의 기싸움처럼 보이지만 서로들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임박했기 때문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해 보입니다.
지금 미국에서 저와 같이 취재를 하는 기자들은 양사 사장들의 말이 점점 더 신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데 중지를 모았고, 진흙탕 싸움으로 변져가는 TV전쟁에 대해 냉소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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