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정부가 게임 과몰입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성가족부가 진행하고 있는 게임 과몰입 치료 프로그램 ‘인터넷 레스큐 스쿨’은 보호자가 캠프에 3회 이상 참석이 불가능한 청소년은 받지 않는다.
‘인터넷 레스큐 스쿨’은 게임 과몰입 청소년들을 11박12일 동안 지방 수련원에 합숙시키는 치료 프로그램이다.
과몰입 청소년을 컴퓨터ㆍ인터넷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해 수련원은 도시에 비해 교통 등이 발달하지 못한 곳에 위치한다.
서울지역 과몰입 청소년들이 합숙한 충남 천안 청소년수련원의 경우,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경우 왕복 약 7시간이 걸린다.
한 게임 과몰입 치료 전문가는 “게임 과몰입으로 고통받는 청소년들 중에는 맞벌이, 외부모 가정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이처럼 생활에 쫓기는 부모들은 같은 동네에 있는 사무실에 주말 동안 와달라고 부탁해도 돈을 벌어야 하거나 너무 피곤해서 못 오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실제로 10명의 부모 중 1명 정도만이 사무실로 찾아온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레스큐 스쿨’에서는 부모가 안정적인 소득을 가진 청소년이 주로 치료를 받았다.
‘부모가 3회 이상 참석해야 하는 규정’ 자체가 소외 계층을 잘라내기 위해서라는 의혹도 있다.
‘인터넷 레스큐 스쿨’ 사업을 검토했던 한 심리 상담가는 “‘인터넷 레스큐 스쿨’에 들어오기 전 청소년은 사전 심리 검사를 받는데, 이 검사에서 우울증 등 다른 정신적 질병이 있는 것으로 나올 경우 치료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다른 요인으로 게임 과몰입에 빠졌을 경우 단기간 치료로 상태가 호전되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선전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밝혔다.
소외 계층의 과몰입 청소년의 경우,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기 어렵고 다양한 놀이 문화를 즐길 수 없어 게임 과몰입에 빠지기 쉽다.
한 게임 과몰입 치료 전문가는 “여가부의 ‘인터넷 레스큐 스쿨’은 분명 게임 과몰입 치료에 효과가 있는 좋은 제도지만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전시 행정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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