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2년 못버티는 이유는? "일단 취직하고 보자"
취업난에 눈높이 낮춰 취업했다가 이직
2012-01-27 11:23:31 2012-01-27 11:23:31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최근 취업난으로 인해 대학생들 사이에서 취직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푸념이 절로 나온다.
 
그럼에도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010년에 실시한 '2007년 대졸자 직업이동 경로조사 3차년도 추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후 구한 첫 직장에서 일하는 것은 취업 후 2년이 고비로 조사됐다.
 
갓 취업한 사람들은 대학에서 공부한 전공과 업무가 일치하지 않거나 소득이 낮아 이직을 결심했다. 그러나 이들 중에도 이직에 대한 확실한 목표와 계획이 있는 경우만 임금 상승을 동반한 이직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늘구멍을 뚫고 어렵게 직장에 들어 온 이들이 2년을 못버티고 회사를 옮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취업후 2년이 고비..4년후 40%만 남아
 
지난 2007년 전문대 이상의 대학을 졸업한 사람 중 4년이 지난 시점까지 직장을 유지한 사람은 전체 취업자의 40.5%에 불과했다. 특히, 전체 이직자의 75.4%가 첫 직장 취업 후 2년 미만에 첫 직장을 옮겼다.
  
4년제 대학 출신자의 첫 직장 유지율은 전문대 출신자보다 13.2%포인트 높았다. 성별로 보면 첫 직장을 유지한 사람 중 남성은 45.7%로 여성보다 10.6%포인트 앞섰다.
 
이들 중 업무내용이 어려워서 이직을 한 경우보다 대학 전공과 업무가 일치하지 않거나 소득이 낮을수록 이직율이 높았다. 
  
상용직 근로자의 경우 근로소득이 200만원에 근접한 수준이 돼야 직장 이동율이 반으로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직자들은 임금 등의 근로조건 외에도 적성이나 인간 관계 등으로 인해 이직을 고려하기도 했다. 
 
임금과 복지·근로조건이 기대수준에 못미친다고 느끼는 사람의 66.6%가 직장을 옮겼으며 '적성·흥미 불일치'가 59.1%, '상사·동료와의 관계'가 52.9%로 뒤를 이었다. 반면 '업무내용 습득 어려움'을 느끼는 근로자의 이동 비율은 46.0%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직시 소득 증가..확실한 목표 있어야 
 
이직자들은 직장 이동을 통해 임금 상승과 더불어 일자리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첫 직장을 계속 다닌 사람의 월 평균 소득은 206만8000원으로, 첫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회사로 간 사람보다 60만5000원을 더 받았다.
  
그러나 졸업 후 4년 동안 첫 직장을 유지한 사람은 월 평균 29만3000원의 소득 상승효과를 봤으나, 첫 직장을 옮긴 사람은 47만6000원의 상승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졸업후 직장인들이 이직을 통해 월평균 소득을 높여 임금 격차를 42만2000원까지 줄인 것이다.
 
이 중에서도 이직에 대한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는 경우 소득이 늘었지만,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이직을 한 경우 소득 상승폭은 낮았다.
 
첫 직장을 보수가 낮거나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기 위해 그만둔 사람의 경우 월 평균 소득이 각각 70만3000원·52만9000원 증가했다.
  
반면 직장내 갈등이나 적성 불일치·근로조건 불만족으로 옮겼을 때 월 평균 소득이 각각 30만4000원·34만5000원·41만4000원 올랐다.
 
◇청년실업 대란 속 신입 취업자들 눈높이 낮춰 입사
 
지난 2007년 전문대 이상의 대학을 졸업한 44만550명 중에서 졸업 전후 1년 동안 첫 직장을 가진 사람은 86.5%로 집계됐다.
 
그러나 바늘구멍 같은 취업난을 뚫기 위해 최근 졸업자들이 애초 세웠던 목표보다 높이를 낮춰서 취업에 성공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 2011년 신입 취업자 549명 중 을 대상으로 68.1%가 '눈높이를 낮춰서 취업했다'라고 답했다.
 
눈높이를 낮춘 이유로는 '빨리 취업하고 싶어서', '취업하기 어려워서', '구직 공백기간이 길어져서', '일단 취업 후 이직할 생각이라서' 등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눈높이를 낮춘 분야로는 연봉과 기업 인지도, 복리후생 등이 꼽혔다.
 
대학 예비 졸업생인 정 모양은 "대학 졸업이 코앞이라서 부모님이 취업하라고 대놓고 압박하신다"라며 "일단 어느 일자리든 구해 면피한 다음 나중에 좋은 직장으로 옮기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업 전문가들은 이같은 생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사람인의 임민욱 팀장은 "일단 취업부터 하자는 생각에 충분한 고민없이 취업하면 만족도가 낮아 조기 퇴사할 확률이 높다"면서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손해인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고용정보원 한 관계자는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기 위해서는 소득 수준뿐 아니라 전공과 적성에 맞는 직장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등학생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체계적인 진로상담과 다양한 직업탐색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개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일자리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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