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6일 자신이 설립하는 안철수재단(가칭)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기자회견은 안 원장의 정치행보에 쏠리는 비상한 관심을 대변하듯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부재단과 관련한 말에만 대답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안 원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 정치에 참여하는 문제는 언제 결정이 되는가?
"기부재단과 관련된 질문만 하시죠"
- 1500억 상당의 주식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하셨는데, 다양한 형태 중 웹기반 기부 플랫폼을 선택하기로 하신 계기가 있다면?
"기부에 관심을 가진 것은 오래 전부터이다. 아름다운재단, 나눔재단 등을 통해 같이 참여도 했었다. 그리고 제가 IT분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그 쪽에도 관심이 많았다.
IT쪽 여러가지 소셜네트워크가 등장하면서 그 기술들을 사회에 접목하면서 성과를 얻는 것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외국에는 이것이 이미 자리를 잡아서 100년 이상 된 기존단체들보다 더 활발하게 운영되는 사례도 있다.
국내에는 아직 이것이 부족하다. 그래서 제가 만약 만든다면 그런 일부터 시작을 해서 전체적으로 확산을 하고 싶다는 계기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
- 박영숙 이사장과의 인연은 어떻게 되는가?
"처음 뵌 것은, 정확한 기억은 안 나는데 2004년 전후이다. 어떤 포럼을 하신다고 해서 뜻에 공감해서 하게 됐다. 또 사회활동을 하다가 몇번 공식적인 자리에서 뵜고, 박 이사장이 주최하신 포럼에서 제가 강연을 한 적도 있다.
사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공적으로 뵜었고, 은퇴하시면서 사시던 집까지 기부를 하시는 모습도 봤다. 또 여러 추천을 받았는데, 많은 분들이 추천도 해주셨다.
- 보도자료에 안 교수님이 만든 재단이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들의 해결에 기여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되어 있다. 혹시 이 재단이 정치적 행보에 어떤 역할을 하지 않느냐는 예상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제가 제일 관심있게 본 것은 기회이다. 기회의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이 재단이 기회 격차를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많은 재단에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저희들은 좀 더 창조적인 방법을 통해, 제가 잘 아는 IT분야와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해서, (기존의 기부 관련) 일을 하시는 분들이 좀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박영숙 이사장과 안철수 교수 두 분께 여쭙겠다. 재단이 하게 될 구체적 사업계획을 자세히 말해주시라. 우리가 어떤 범위에서 상상할 수 있을까?
(안) "고민은 이랬다. 외국 사례로 제시된 키바 모델이 어떤 것이냐면 학비가 모자란 학생인 수효자가 먼저 인터넷에 피료한 금액을 요청한다. 그럼 그것을 보고 시민들이 도와주고 싶으면 십시일반 모아서 도와주는데 형식이 대출이다.
왜 대출로 하냐면 이 학생이 자립하면 갚게 되고, 갚으면 기부자에게 굉장히 큰 보람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기부하는 마음으로 줬는데 다시 돌아오니까 또 기부할 곳은 없는지 찾아보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키바의 경우 1달러를 기부하면 돈이 8번 돌아서 8달러의 효과가 난다고 한다. 선의의 기부가 8배로 되는 것이다. 이 피드백으로 인해 가슴 벅찬 경험을 하는 선순환 구조라 할 수 있다.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제도적 제약이 많다. 외국에는 잘되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것을 못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한국 정서상 기부면 기부지, 빌려준 다음에 다시 돌려받느냐는 인식도 있다.
여러 조언을 받고 고민한 끝에 이런 선순환, 자발적 수혜자가 다시 자발적 기부자가 되면서 선순환이 되면 우리 경우에도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금 모으기 운동을 했던 것처럼. 그런 환경을 만들어가면 훨씬 외국보다 나은 발달된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 "오늘 발표는 어떻게 일하겠다는 기본 방향과 정신을 제시한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이사들과, 재단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해낼 과제들 조사하고 연구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종합해서 해낼 것이다.
지금까지의 기부 문화가 배고픈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었다면, 안철수재단은 물고기를 잡는 방법과 기술을 가르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구분되는 그런 문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안철수재단이 다른 공익재단과 다른 것은 안 원장이 기금을 내놓으신 상황이기 때문에 여유가 있어서 원하는 대로 연구, 조사해서 프로그램을 잘 만들 기반이 있다. 그래서 어느 재단보다도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 원장께서 제도적 제약도 말하셨는데, 기부문화 육성을 위해서는 세제를 비롯한 여러 제약들을 걷어내야 한다. 안철수재단은 기부문화 활성화에 힘쓸 것이다.
- 재단에 멘토인 박경철, 다음 창업자 이재웅씨 등은 동참할 계획이 있는지?
"박경철씨 같으면 처음 청춘콘서트를 같이 할 때부터 이 계획이 돼 있었다. 작년에 서울시장 문제만 없었으면 9월 정도에 재단에 대한 의사를 밝혔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분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프라이버시 문제도 있어서 본인들이 원할 때라야 저희도 밝힐 수 있다.
재단 설립에 관해 신청하면 한 한달 정도 걸리는데, 3월 말이나 4월 초가 되면 그 분들의 의중을 물어서 발표할 수 있는 분은 명단을 발표하겠다.
- 이사진 중에서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가 눈에 띄는데, 관련하여 박원순 시장과 사전에 말씀이 있으셨던 것인지? 추천을 받으신 것인지 경위가 궁금하다.
그리고 박 이사장에게도 묻겠다. 이사장이란 자리를 맡게 된 과정에서, 안철수 현상의 본질이 뭐라고 보시는지?
(안) "이사장님을 도와드리고 지원해드릴 수 있는 실무적인 분들로 이사진을 구성했다. 박원순 시장님과 전혀 사전교감은 없었다"
(박)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가 가장 신비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이 나이에 이런 발자취를 올리셨으면서도 어떻게 이런 순수함을 간직할 수 있을까 이다. 이 분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에서 진정성을 느끼는 것은 오늘의 사회가 귀중하게 여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안 원장께서는 재단의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으신다고 하셨는데 앞으로의 행보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길을 보면 아시겠습니다만 제가 하는 모든 일들이 우리 사회의 발전적인 일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길이었다. 그 생각 하에서 모든 결정들이 진행됐다. 그런 맥락에서 제가 우리 사회의 발전적인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은 것인지 그건 계속 생각 중이다. 물론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
- 새로 공익재단을 만드셨는데 정부와 지자체하고는 어떤 관계를 맺으실지 궁금하다. 예를 들면 서울시와의 협력관계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저 혼자 갖는 재단이 아니다. 시민들과 정부가 다 참여하는 그런 모습이 좋지 않겠나. 구체적으로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는 이사진이 결정하고, 실행에 옮길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 정치관련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제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하고는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말씀드렸듯 저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지 평생을 고민하면서 살았던 사람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봐주셨으면 좋겠다.
- 일각에서는 재단의 설립이 대권행보와 연결된다는 시각이 많은데?
"왜 연결시키는지 저는 잘 모르겠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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