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올해로 만 3년째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 모씨(29)는 최근 자신의 신용등급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결혼을 앞두고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던 김씨는 그간 수입 범위 내에서 알뜰한 소비 생활을 해 온 만큼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김씨의 신용등급은 6등급. 김씨는 지금까지 단 한건의 대출도 연체이력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씀씀이가 커질까봐 일부러 신용카드도 만들지 않고 현금과 체크카드만 사용했다.
김씨는 "빚도 없고 체크카드만 사용해 왔는데 신용등급이 왜 6등급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신용등급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황당해 했다.
연체이력이 없고 체크카드 사용 등으로 건전한 소비생활을 지속해 온 사람들의 개인신용등급이 6등급에 불과해 신용등급 평가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개인신용등급 평가시 1~3등급은 우량등급, 4~6등급은 중간등급, 7등급 이하는 저신용자로 분류한다.
그러나 신용카드 없이 체크카드를 주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회 초년병 대다수는 평균 4~6등급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빚이나 연체가 없는데도 중간 정도의 신용등급만 받고 있는 것.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신용카드 종합대책에서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는 신용카드 발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연체 이력 없이 규모 있는 경제생활을 한 사람도 신용카드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저신용자 바로 위 등급인 6등급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한 신용정보(CB)사 관계자는 "사회 초년병의 경우 신용도를 평가할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용카드 이용 실적마저 없다면 4~6등급의 중간등급을 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CB관계자는 "고객이 등록은 됐지만 기본 인적사항 외에 다른 기본 정보가 없어 신용을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 보통 5등급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사회 초년병이 높은 신용등급을 받으려면 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과는 정반대로 신용카드를 열심히 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체크카드 사용실적을 신용등급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체크카드 이용자가 많지 않은 만큼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할 유의미한 자료가 쌓이면 CB사들이 반영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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