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배수진을 쳤다.
홍 전 대표는 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4.11 총선에 임하는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복수의 측근들이 전했다.
한 측근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4선의 당대표를 지낸 중진의원으로서 당이 어려운 시기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해왔다”며 “당에 모든 걸 맡기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측근은 “공천 신청을 하지 않는 대신 당이 어떤 전략지역이든 나가라고 하면 홍 전 대표는 나갈 자세가 돼 있다”며 “당이 전략적으로 배치할 곳이 있으면 어디든 배치하라는 게 홍 전 대표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총선 불출마도 포함돼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그는 “나가지 말라고 하면 나서지 않는 것이고, 현 지역구(동대문을)에 나가라면 그렇게 하면 되고, 또 야당의 거물과 붙으라 하면 그리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이제 공은 당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홍 전 대표가 생존을 위한 배수진을 쳤다는 분석을 앞다퉈 내놨다.
지난해 12월 임기 5개월을 끝으로 대표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홍 전 대표는 그간 지역구에 머물며 국회를 향한 발길을 끊다시피 했다. 주위에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서운함이 크다는 소리도 흘러나왔다.
비대위 일각에서 MB 실세 용퇴론을 제기하며 이재오·안상수 의원과 더불어 홍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고, 살생부 논란을 낳은 각종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퇴출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때문에 자존심이 강한 홍 전 대표로서는 공천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기보다 당에 공(압박)을 넘기면서 생존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양새가 갖춰지면서 명분과 실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쫓았다는 인상이다.
“제 나이 58살입니다. 아직 젊습니다”는 홍 전 대표 말에는 아직 정계를 떠날 시점도, 한 번 접더라도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강하게 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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