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로 청와대가 이계철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낙점하면서 인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차관은 지난 1967년 행정고시 합격 뒤 체신청, 체신부, 정보통신부 등을 거쳤고 지난 1996년 한국통신(현 KT)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이사장, 한국정보보호진흥원 이사장, 한국전파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한 통신쪽 인물로 꼽힌다.
당초 홍성규 현 부위원장이 방통위원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지만 홍 부위원장이 KBS 출신으로 줄곧 방송계 몸담은 인사라는 점을 감안, 청와대가 이번에는 통신 분야 인물을 선별했다는 후문이다.
최시중 전 위원장 체제의 1ㆍ2기 방통위가 방송과 종편 정책으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팽배했기 때문에 업계는 통신 분야 전문가를 후임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그런 배경 아래서 청와대가 막판 ‘이계철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전 차관의 이번 인선과 관련, 일각에서는 ‘KT의 작품’이라는 품평도 내놓고 있다.
이 전 차관은 KT 민영화 과정에서 일익을 담당한 인물로, KT 전신인 한국통신 대표이사를 지낸 것은 물론 아들 역시 KT에서 차장으로 근무 중이다.
청와대는 이 전 차관이 정통부 차관을 끝으로 정보통신연구진흥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 한국전파진흥원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특별히 문제 삼을 만한 족적을 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 통과를 자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전 차관이 1940년 생으로 고령인 데다, 고려대 법학과를 나왔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이른바 ‘고대 라인’으로 분류되는 점 등은 야당 공세에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14일 성명을 내고 이 전 차관에 대한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임기 말 고대 출신 챙기기로 귀착되는 개념 없는 인사”이자 “특정사업자(KT) 편만 드는 편파정책을 펼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철회 이유로 들었다.
한편 이 내정자는 이르면 이달 말 열리게 될 인사청문회에 대비하기 위해 서울 무교동 여성가족부 건물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하고 15일부터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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